태양계의 행성들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사실 천문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태양계는 약 50억년전 수축하는 성운(星雲, Nebula) 속에서 생성되었습니다. 수축하는 성운은 원심력에 의해 원반형태를 이루게 되었고 성운의 중심부분은 강한 중력을 형성하여 후에 태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있는 원반에서는 가스 형태의 물질들이 너무 넓게 퍼져 있어 중력만으로는 이 물질들을 뭉치게 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성운의 온도가 서서히 낮아지며 물질들은 마치 눈송이가 만들어지듯 응결되어 행성씨앗을 형성하였습니다.
원반 중심과 가까운 부분은 철, 니켈과 같은 금속들과 암석들이 응결되었습니다. 원반 중심과 상대적으로 먼 지역은 금속, 암석들과 함께 물, 메탄, 암모니아와 같은 수소화합물도 응결되어 행성씨앗이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지구형행성과 목성형행성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우주공간에서 작은 물질들이 합쳐져 큰 물질을 이루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이를 강착(降着, Accretion)이라 합니다.
원반 안쪽은 금속과 암석들이 강착되어 지구형행성과 소행성들을 형성하였습니다. 금속과 암석들은 성운 내에서 상대적으로 그 양이 적기 때문에 지구형행성들은 작은 크기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강착은 태양계의 바깥 지역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납니다. 단, 이 곳은 물과 메탄과 같은 수소화합물로 이루어진 행성씨앗도 풍부하게 존재하였습니다. 혜성이나 목성형행성의 위성들은 여전히 다량의 얼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얼음으로 뒤덮인 미행성체들 중 가장 큰 것들이 자라나 주변의 태양계 성운을 구성하고 있는 수소와 헬륨가스를 끌어들이기 시작하였습니다.(수소와 헬륨은 성운 원반 어디에서도 응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추가된 가스들은 중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더욱더 많은 가스들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결국 목성형행성들은 본래 얼음으로 뒤덮인 미행성체의 모습과 달리 거대한 가스행성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구형행성과도, 목성형행성과도 다른 특이한 행성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왜소행성(矮小行星, Dwarf planet)으로 강등당한 명왕성이 그 주인공입니다. 2006년 이전까지 명왕성은 외톨이행성이었습니다. 지구형행성에도 속하지 않고 목성형행성에도 속하지 않는 그냥 명왕성이었지요. 그리고 결국 2006년 8월 24일 국제천문연맹(IAU, International Astronimical Union)에 의해 세레스(Ceres), 에리스(Eris) 등과 함께 왜소행성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명왕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최근 미국 텍사스주의 사우스웨스트 연구소(SwRI, Southwest Research Institute)는 2015년 명왕성을 관측한 뉴호라이즌스(New Horizons)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명왕성 형성의 ‘거대 혜성’ 모델(the ‘giant comet’ model of Pluto formation)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들은 뉴호라이즌스의 데이터와 추류모프-케라시멘코 혜성(67P/Churyumov-Gerasimenko)을 탐사한 혜성탐사선 로제타(Rosetta)의 데이터를 비교하여 두 천체의 유사성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SwRI의 크리스토퍼 글레인(Christopher Glein)은 “명왕성 빙하 내부의 질소량과 약 10억개의 혜성 및 카이퍼벨트(Kuiper Belt, 단주기 혜성 및 소행성 지대)의 천체가 강착되어 형성되는 질소량 기대치 사이의 흥미로운 연관성을 발견하였다.” 고 밝혔습니다.
혜성은 풍부한 얼음과 수소화합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명왕성의 초기 화학적 구성은 강착된 혜성에서 물려받았습니다. 이후 무거운 물질은 중심부분으로 가라앉고 가벼운 물질은 위로 떠올라 지각을 형성하였습니다. 지각 밑에는 액체화된 물이 존재하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하수로 인해 현재의 구성물질로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명왕성은 혜성들이 강착되어 형성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성에서 왜소행성으로 강등당한 명왕성이 다시 혜성으로 강등당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천문연맹의 총회에서 정의된 왜소행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왜소행성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1)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 궤도를 갖는다.
2) 원형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중력을 갖을 수 있도록 충분한 질량을 갖는다.
3) 다른 행성의 위성이어서는 안된다.
명왕성은 위 조건을 만족합니다. (행성이 되기 위해서는 위의 조건에 “자신의 궤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라는 조건이 추가됩니다. 명왕성은 이를 만족하지 못하여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하였습니다.) 원형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천체는 소행성, 그 중 태양풍으로 인한 대기로 코어와 꼬리를 형성할 수 있는 천체를 혜성이라 합니다.
왜소행성의 조건 중 구성성분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사실 행성들 역시 구성성분은 서로 다릅니다. 지구는 다른 지구형행성과 달리 풍부한 산소와 풍부한 수소화합물, 즉 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역시 다른 지구형행성과 함께 행성으로 분류됩니다.
명왕성이 왜소행성의 조건을 만족하는 한, 그리고 위의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혜성이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윌리엄 톰보(Clyde William Tombaugh, 1906년 2월 4일 ~ 1997년 1월 17일)에 의해 발견되어 행성의 지위를 얻은 명왕성은 우여곡절 끝에 왜소행성 134340으로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명왕성이 존재하는 카이퍼벨트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록 행성의 지위는 잃었지만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품고 있는 명왕성은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신비롭고 매력적인 천체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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