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일식 이해하기
개기일식을 잘 보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일월식에 대한 다양한 자료는 NASA Eclipse 사이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2019년 7월 2일 개기일식에 관한 NASA Eclipse의 자료입니다. (링크) 중간의 구글맵을 보면 GD라는 포인트가 보이고, 핑크색 선과 파란선이 보입니다. 파란선은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남북 한계선이고, 핑크선은 중심선입니다. 남북으로는 핑크선에 가까울수록 동서로는 GD 지점에 가까울수록 일식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GD에서 멀어지면 시간도 짧아지고, 해가 뜨면서 또는 지면서 일식을 보게 됩니다. 따라서 일식 자체를 잘 보고싶다면 GD점에서 보는 것이 좋고, 지평선을 이용한 촬영을 원한다면 경로상에서 최적의 위치에서 관측을 하면 됩니다.
GE(Greatest Eclipse) – 일식의 최대 정점 : 태양, 달그림자의 중심점, 지구의 중심이 일직선으로 정렬되는 지점
GD(Greatest Duration) – 일식이 최대로 지속되는 포인트, GE와 거의 비슷하나 지구의 실제 모습(예를 들어, 지구 적도를 도는 지름이, 양 극지점을 포함하는 지름보다 더 큼) 등을 반영한 결과로 계산된 지점
GE와 GD – 시간상으로는 1~2초 차이가 나지만, 지리적으로는 10~100km 정도 차이가 발생될 수 있음
개기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지속 시간이며 이 시간은 당연히 길면 길수록 좋습니다. 짧으면 몇 초에서 최대 11분여까지 가능한데, 이 시간동안 촬영자들은 내내 정신이 없고, 관측자들도 이런저런 인증사진과 셀카 찍으면서 그 순간을 즐기려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달과 지구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개기일식의 지속시간은 길어집니다. 가깝게는 2027년 8월 2일의 이집트 개기일식 때 약 6분 30초 동안 일식을 관측할 수 있으니, 인생에서 한번은 꼭 보겠다는 분이라면 그때를 노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면 이번 7월 2일의 개기일식의 GD 포인트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요트를 타고 나가서 보지 않는 이상, 관측이 가능한 지점인 남아메리카 칠레, 아르헨티나 쪽에서는 2분 남짓 동안 관측이 가능합니다.
이제 2019년 7월 2일 일식을 통해 일식을 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이미지를 통해 지구상에서 일식이 관측되는 지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식을 보여주는 NASA의 GIF 이미지입니다.
NASA Eclipse 웹사이트에서는 각 일월식마다 아래의 그림과 같은 데이터를 배포합니다. 일식을 보기 좋은 지점, 일출몰 위치 등을 보여줍니다. 시간은 모두 UT를 기준으로 하니, 아홉 시간을 더하면 한국시간, 네 시간을 빼면 칠레 현지시간이 됩니다. 그림상에서 빨간 선은 일출몰선을 나타냅니다. 현지에서는 해가 져가는 상태에서 관측을 하게 되며, 빨간 선보다 좌측(일출전)이나 우측(일몰후)에서는 밤이 되므로 관측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이번 개기일식은 태평양의 섬과 만나지 않기 때문에(2010년의 개기일식은 GD점 근처가 이스터섬이었습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가장 적합하며, GD점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칠레가 가장 최적지입니다. 그러므로 위 이미지보다는 천문소프트웨어로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링크에서 보이는 구글맵에서 실제 관측할 포인트를 찍어서 나타나는 정보를 보셔야 합니다.
원하는 지역을 클릭하면 부분식의 시작 - 개기식 시작/정점/끝 – 부분 식 종료 시간이 나타납니다. 틀릴리도 없고 경험상으로도 정확했으니 믿으시고 관측 스케줄을 잡으시면 됩니다.
관측지는 보통 한국과 매우 다른 환경을 갖고 있고, 최악의 경우 날씨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하므로 적합한 지역을 조사해야 합니다. 이번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좋은 지점인 칠레 라세레나 인근 알프스지역은 대형 천문대가 많은 지역인만큼 비나 구름걱정은 크게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동남아에서 발생되는 일식은 날씨가 매우 큰 변수가 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2016년 인도네시아 일식의 경우 원정관측을 갈지 말지에 대한 확정이 늦어져서 비행기표를 늦게 구하는 바람에 현지에 너무 일찍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다양한 지점으로 사전답사를 다닐 수 있었기에 스콜이 나타나는 아열대기후이면서 고산지역이 있는 현지 특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었고 오전에 맑아지는 지역이 어디인지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천문연구원이 선택한 지점은 구름이 많이 꼈지만 저희는 맑은 하늘에서 관측이 가능했습니다.
식의 최대일 때 고도는 지평면에서 약 15도밖에 안되므로, 가능하면 높은 지역에서 관측해서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기식을 지나 부분식이 종료되면서 태양은 북서방향으로 지므로 촬영할 계획이실 분들은 전날 태양이 지는 각도를 미리 체크해 놓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식에서는 수성과 화성이 잘 보이고 금성은 태양보다 고도가 낮아서 쉽지 않을 듯합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오리온자리가 보이고 그 대각선 위로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카노푸스가 함께 보일 것입니다.
각 시간에 따른 태양의 위치는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낮은 고도에서 최대식을 맞이하므로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첫째로, 고도가 낮은 만큼 대기가 두꺼워서 일식의 망원경으로 촬영할 영상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천체를 촬영할 때는 그 천체의 고도가 가장 높아질 때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번째로 태양이라면 실제로 해가 지는 시간에 하늘이 어두워지는 만큼 밝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다시 확 밝아지는 드라마틱한 광경은 덜할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개기일식은 환상적인 경험입니다.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원정용 망원경을 챙길 정도의 분이라면 이미 천체사진의 전문가들일 테니 그분들을 위한 내용은 생략하지만 나중에 제보사진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개기식과 금환식을 각각 한번 봤고 특히 개기식은 평생을 잊기 힘든 기억 중 하나로 남았습니다. 가능하다면 이번 일식은 남반구 촬영을 겸해서 떠날 생각을 했기에 미리 정리는 차원에서 자료조사를 하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기사가 되었습니다. 별을 관측한 경험이 없는 분들 기준으로 쓰려고 하다 보니 설명이 너무 길어졌지만 그래도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 앞으로도 고민이 많네요.
아무튼, 여러분과 개기일식에 대한 벅찬 감동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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