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밤

김정현 기자 승인 2019.07.29 13:25 | 최종 수정 2019.09.09 16:51 의견 0

작년엔 정말이지 너무너무 더워서
정말 힘들었지만, 짬짬이 이글을 쓰고 있는 출장지인 여기 스페인 남부지역은 40도를 훌쩍 넘어가네요. 지난달에 이어 내일도 다시 프랑스 남부로 넘어가서 목표로 삼은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ㅠ.ㅠ
그래도 덥지만 건조해서 그런지 버틸만합니다!
올해 8월은 특별한 천문현상이 없습니다. 매년 페르세우스 유성우 8월의 하이라이트이긴 하지만 올해는 월령 13일의 덕분에 새벽에만 관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 전날인 8 12 달과 매우 가깝게 붙는 토성을 주목해볼만 합니다.
(그래도 다다음주 특집은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준비하고있습니다.! )
보통 페르세우스 유성우 철이 되면 시민천문대에 주차전쟁이 벌어집니다. 다른 날은 몰라도, 유성우를 보기 위해서는 절대 시민천문대를 방문하지 마시고! 으쓱하고 어두운 곳을 찾아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조경철 천문대 그날 난리납니다. 절대절대, 다른 곳으로!!!
저는 보통 남쪽이 트인 위성사진을 보면서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고 합니다. 등고선을 보시면서 남쪽이 트여있는 외딴 지형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달은 양력과 음력이 같이 가네요. 1일이 음력1, 광복절인 15일이 보름입니다. 은하수 관측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매달 강조하는 대로, 보름들을 피해서 관측여행을 가시길 바랍니다.

8 초순은 9 30 즈음에하순은 해가 지자마자 8 30 즈음이면 은하수가 남중합니다.(남중에 관해서는 6월의 밤하늘을 참고)  8 4 경부터는 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달이 지는 시간을 기다려서 은하수를 관측해야 하며 23 이후로는 저녁시간에 다시 은하수관측이 가능해집니다.

 

[8월 15일 기준 행성들의 모습 (Image by : Stig's Sky Calendar) ]
[8월 15일 기준 행성들의 모습 (Image by : Stig's Sky Calendar) ]
[8월 15일 내행성의 배열 (Image by : TheSky X Pro) ]
[8월 15일 내행성의 배열 (Image by : TheSky X Pro) ]

지구 안쪽을 도는 내행성과 화성입니다. 수성은 궤도 지름이 가장 작기 때문에 가장 변화무쌍한 행성입니다. 그림에서 수성은 서방최대이각을 지나 다시 외합으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금성은 외합을 조금 지났구요.

[2012년 6월 6일 금성태양면통과 관측장면 (Credit : ㈜에스엘랩)]
[2012년 6월 6일 금성태양면통과 관측장면 (Credit : ㈜에스엘랩)]

이번 8 1일에는 뒤로 금성이 숨는 현상 있습니다. 매우 드문 현상입니다만, 한국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ㅜㅠ
이보다 신기한, 과거 2012 6 6일에는 태양의 앞을 금성이 지나가는 금성태양면통과라는 천문현상이 있었습니다. 그대로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현상인데 한국에서는 130년만에 관측이 가능했던 흔치 않은 현상이었습니다.
, 지난번에 보신 분들은 2117 12 10 관측하시면 됩니다!
반면 수성태양면통과는 당연히 자주 관측됩니다. 지난번 6월의 밤하늘 케플러가 수성을 못봤다는 풍문의 사실 여부를 다루는 내용에서 잠시 다루긴 했는데, 수성은 한세기에 13~14 정도 태양 앞을 지나갑니다. 차후에 한국에서는 2032 11 13일에 관측이 가능합니다. 맨눈으로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때 특집기사로 다뤄드리겠습니다.
(그럼 혹시나, 금성과 수성이 동시에 태양면을 통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을 위해지구에 별일이 없다면 69,163년과 224,508년에 관측하실 있습니다. )

[8월 15일 외행성의 배열 (Image by : Starrynight 7 Pro)]
[8월 15일 외행성의 배열 (Image by : Starrynight 7 Pro)]

궤도에서 행성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공전합니다.
가운데 녹색 원이 지구의 궤도이며 작아서 안보이지만, 지구는 대략 5 방향 정도에 있습니다. 외행성이 가장 관측하기 좋은 시기인 충을 지난 한두 정도 지난 목성과 토성은 모두 관측하기 좋은 시기입니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해왕성이, 이어서 천왕성이 충을 맞이할 것입니다.
유명한 가수들의 콘서트를 가면 주로 부르는 레퍼토리가 있듯이, 시민천문대의 레퍼토리는 , 목성, 토성입니다. 이게 안보이는 시기가 되면 운영자들은 고민에 빠집니다. 여러 멋진 대상이 많은 한겨울이나 한여름에는 비교적 다른 대안이 있지만 같은 경우에는 정말 달조차 없으면 그분들은 정말 시름에 잠기죠.
이제 맨날 보던 대상을 조금 넘어서 필요가 있습니다. 다가올 가을에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관측해봅시다. 유명한 가수의 남들이 아는 노래가 아닌, 정말 팬들만 알고 있는 그런 같은 대상이 바로 천왕성과 해왕성입니다. 가을이 되면 천왕성과 해왕성 관측에 도전해봅시다.


[8월의 밤하늘 (Copyright © 스페이스랩 spacelab.kr)]
[8월의 밤하늘 (Copyright © 스페이스랩 spacelab.kr)]

8월의 밤하늘 지도입니다. 출력용 PDF 파일은 여기(컬러,  흑백)를 클릭해주세요.  길어진 낮으로 인해 이번달까지 10(15) 하늘을 기준으로 합니다. 따라서 위의 원형성도는 8 초순 9, 중순 10, 하순 11시의 하늘이 되겠습니다. (새로운 독자분들께.. 매달 동일한 설명을 드릴 수는 없는 관계로, 지난달의 밤하늘 이야기들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밤하늘에 눈 적응시키기
이번달에는 관측을 하기 위한 가 기본인 어둠에 적응하는 방법 알아봅시다
관측 천문학자들의 욕심 하나는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입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이긴 하나 이번에 촬영된 블랙홀의 경우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이어서 지구만하게 만들어서 촬영한 것입니다. 조금 있으면 지구의 공전을 이용하여 지구 공전궤도만한 전파망원경 영상도 나오겠지요.
눈으로 별을 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눈을 크게 떠야 합니다. 눈을 부릅뜨는건 눈꺼풀을 크게 뜨는 것이고, 자율적으로 심장박동속도를 조절할 없듯이, 역시도 진짜 빛을 받아들이는 동공이 자연스럽게 커지게 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이 어두움에 적응해야 합니다.

사람의 눈은 정말 카메라 렌즈와 비슷한 구조인데, 빛이 입사되는 동공(Pupil, 눈동자)에는 자동으로 조절되는 조리개(Iris) 달려있어서 어두운 곳에서는 지름이 5mm 정도까지 확장됩니다. 아래 이미지는 밝은 대상과 어두운 대상에 따라 조리개가 조절되는 구조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직접 이미지 하단 크레딧에 입력된 사이트에 들어가서 직접 확인해보세요.

[사람 눈의 작용 과정 (credit : Jacob O’Neal, https://animagraffs.com/human-eye/)]
[사람 눈의 작용 과정 (credit : Jacob O’Neal, https://animagraffs.com/human-eye/)]

또한 사람의 눈은 독특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카메라의 CCD 해당되는 망막(Retina 사과폰 만드는데서 레티나라고 부르는 그것이 바로 망막입니다.) 중앙부에는 색을 감지할 있지만 밝은 빛을 주로 받아들이는 추상체(Cones, 錐狀體, 뾰족한 모양의 세포)라는 센서가 위치하고 주변부에는 색은 보지만 어두운 빛을 감지하는 간상체(Rods, 桿狀體, 막대 모양의 세포)라는 센서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알려진 대로 불량화소같이 아무것도 인식할 없는 맹점이라는 부분도 있지요
, 우리 눈은 감도는 낮지만 컬러를 인식할 있는 컬러 CCD 역할을 하는 추상체가 망막의 중앙부에, 감도는 높으나 흑백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고감도 모노 CCD 역할을 하는 간상체가 망막의 주변부에 있습니다. 당연히 미약한 별빛은 간상체로 봐야하며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대상은 직접 중앙부로 보는 보다 약간 주변부에 놓고 관측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시 부연설명을 하면, 어떤 어두운 대상을 관측할 접안렌즈의 중앙에 대상을 위치시켰다면 시선의 중심을 중앙이 아닌 주변에 두고 흘긋거리면서 보는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간상체를 이용하여 관측해야 하기에 어두운 대상은 컬러로 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Retina(망막)의 구조 (credit : Jacob O’Neal, https://animagraffs.com/human-eye/) ]
[Retina(망막)의 구조 (credit : Jacob O’Neal, https://animagraffs.com/human-eye/) ]

정리하면,
어두운 별빛을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공을 최대한 확장시키고, 간상체로 관측을 해야합니다. 사실 초보관측자라면 간상체관측이나 기타 관측 테크닉 보다는 빨리 눈을 어둠에 적응시키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관측지에 가서 렌턴 등을 상태로 장비 세팅 마친 5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눈은 이미 상당히 어둠에 적응됩니다.

궁수자리 삼렬성운
여름밤에는 아름다운 성운이 많습니다. 그중 저는 처음 6인치 반사망원경으로 관측했던 기억이 선명하던 M20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20년도 전인 고등학생 , 학교 동아리 선배들이 자작했던 6인치 반사망원경이 전수되어 왔었는데, 그걸 망원경답게 정비한 용문산에 가서 관측을 했었습니다. 은하수를 훑다가 궁수자리에 도달한 눈에 들어온 삼렬성운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망원경이 사실 얼마나 제대로 된거였겠나 싶지만(구면수차를 제거하기 위해 무자비하게 초점거리를 길게 만든 망원경입니다.) 그냥 봐도 갈라진게 보였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샤를 메시에가 1764년에 처음 관측한 성운은 현대 망원경으로 관측하면 쉽게 갈래(이름은 삼렬이지만) 나눠진 것을 있습니다
실제로는 우리 은하의 방패-센터우르스 나선팔(Scutum–Centaurus Arm) 지역에 위치하는 성운은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아 수준의 별들과 발광성운, 반사성운, 암흑성운이 어우러져서 다양한 컬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밝기도 밝아서 소형 쌍안경으로 위치를 확인할 있습니다
아래 그림대로, 궁수자리의 핵심인 남두육성을 찾을 수만 있다면 손잡이 첫번째와 두번째 , 그리고 가상의 삼각형 지점을 생각해서 관측하시면 쉽게 찾을 있습니다.

[궁수자리 M20 (Image by : TheSky X Pro)]
[궁수자리 M20 (Image by : TheSky X Pro)]
[M20 스케치 (Copyright © Michael Vlasov 2019)]
[M20 스케치 (Copyright © Michael Vlasov 2019)]

그림은(백색 종이에 그린 반전) 지난달에도 소개했던, 이스라엘의 아마추어 천문가가 200mm 반사망원경으로 관측한 스케치입니다. 배율을 100 이상으로 해서 그려서 그런지 제가 생각하던 이미지 보다는 조금 어둡네요, 50~60 정도로 관측하시면 밝기도 밝게 3~4개로 갈라진 느낌을 쉽게 느낄 있습니다.

사진 : M20 (Copyright © Hewholooks)
사진 : M20 (Copyright © Hewholooks)

메시에 대상이 가장 많은
여름밤에는 아름다운 성운이 많습니다그중 저는 처음 6인치 반사망원경으로 관측했던 기억이 선명하던 M20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여름철 은하수와 메시에 목록 (Image by : TheSky X Pro)]

거의 지뢰밭 수준으로 메시에 대상이 많은 장소가 바로 지역입니다. 소개해드릴 만한 대상이 너무 많지만 이번달엔 여기서 하나만 골라보겠습니다. 비교적 주변에 있는 M16입니다.

[창조의 기둥 (Copyright © NASA, Jeff Hester, and Paul Scowen)]
[창조의 기둥 (Copyright © NASA, Jeff Hester, and Paul Scowen)]

독수리 성운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런 이미지들은 절대 눈으로 이런 색을 없으며, 게다가 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하여 합성해서 만든 거의 재창조에 가까운 이미지입니다. 창조의 기둥이라고 명명한 사진은 성운 내부의 상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있게 해주었습니다. 생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수소와 성간 먼지(Interstellar dust) 이루어져 있습니다.
700mm 정도되는 망원경과 특수한 필터를 이용하면 관측이 가능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습니다. 관측해보신 분들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실제 눈으로 보이는 것과 비슷한 이미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분의 이미지를 계속 인용하는 이유는 허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뭔가가 있다는 느낌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M16 스케치 (Copyright © Michael Vlasov 2019)]
[M16 스케치 (Copyright © Michael Vlasov 2019)]
[ M16 (Copyright © Anglo-Australian Observatory, David Malin)]
[ M16 (Copyright © Anglo-Australian Observatory, David Malin)]

위 사진에 보이는 3개의 기둥 같은 부분이 앞서 보여드린 허블로 촬영한 창조의 기둥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사진은 필름 천체사진 시절 최고의 사진가였던 호주 천문대의 데이비드 말린이 촬영한 이미지로 가장 알려져 있는 M16 이미지입니다. CCD 발전으로 인해 이제 사진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렸네요. 저작권 오픈된 사진을 찾아서 첨부를 못했지만 M16 이미지를 검색해보시면 아마추어가 촬영한 허블급 사진을 많이 보실 있습니다. 찾아가는 방법은 이번에도 남두육성을 이용합니다. (사실은 궁수가 아니라 뱀자리에 있습니다만…) 손잡이를 따라 계속 동쪽으로 커브를 꺾는다는 느낌으로 망원경을 움직이면서 찾으시면 됩니다. 200mm 정도 되는 망원경을 사용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 M16 쌍안경으로는 관측이 어렵습니다.

[M16 찾아가기 (Image by : TheSky X Pro)]
[M16 찾아가기 (Image by : TheSky X Pro)]

 

이번 8 12일에는 달과 토성이 매우 가깝게 접근합니다. (중심거리 기준 1 정도) 가능하다면 망원경을 이용해서 달과 토성을 함께 관측하고 새벽에 달이 지면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관측한다면 가장 최적의 관측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달과 토성이 멀어집니다. 그러므로 해가 직후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바로 관측하는 것이 최적의 시점이 됩니다. 그래도 이후로도 달이 까지 함께 지속적으로 보이니 시간 제약없이 관측하시면 것입니다.

[달과 토성 (Image by : Starrynight 7 Pro)]
[달과 토성 (Image by : Starrynight 7 Pro)]

 

기획중인 기사를 위해 스페이스타임즈는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로 유럽 출장을 나와있고 빠르면 가을 정도에 논문발표와 보도를 동시에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프랑스로 26 건너가서 27 촬영할 계획으로 하루 여유를 두고 있었는데, 27일에 프랑스 남부 예보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 25 오늘 글을 송고하고 여기 바르셀로나에서 짐을 싸서 바로 출발해야 합니다. 덕분에 시간도 부족하고, 타지에서 거의 쓰다 보니 좀더 채우지 못해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다음달에는 보다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잘못된 부분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요새 어설픈 장마철이라고 비도 많이 안오고 덥기만 하면서, 습도는 아주 높은 하늘 보기 힘든 계절입니다만, 은하 중심부가 보이는 여름철은 파티와 같습니다. 휴가를 가신다면 계곡이나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풀벌레 소리도 들어가면서 별을 볼 수 있는 여유를 하루만이라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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