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의 추적 - 지구를 지키는 영웅들

차인경 기자 승인 2018.08.01 17:50 | 최종 수정 2019.04.30 11:00 의견 0

2018년 6월 2일 밤, 아프리카 남부의 국가 보츠와나의 상공에 거대한 불덩어리가 포착되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불덩어리는 점점 커지다가 눈부신 섬광을 내며 지상 수 키로미터 상공에서 폭발하였다.

이 거대한 불덩어리의 정체는 2018LA로 명명된 소행성(小行星, asteroid)이었다.

지구는 분명 안전하지 않다. 다행히 2018LA는 그 크기가 2m밖에 되지 않아 대기권에서 산화하여 지상에 떨어지지 않았지만,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주(Chelyabinsk)에 떨어진 운석은 지름이 17m로 3000여 채의 건물이 파손되었고 약 120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2013년 러시아 체랴빈스크주에 떨어진 운석의 흔적
(사진출처 : Wikipedia)

두 소행성은 크기나 지구에 끼친 피해정도 등 여러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은 인간이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지만, 2018LA의 경우는 언제, 어디에 떨어질 것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1998년 미국 의회는 크기 1km이상의 모든 지구근접천체(Near-Earth Object, NEO) 중 최소 90%이상을 탐지하고 카탈로그화 할 것을 미항공우주국 NASA에 요청하였다.

이 요청에 의해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 JPL) 내에 지구근접천체 탐사팀(Near-Earth Object Program Office, 현 Center for NEO Studies, CNEOS)를 설립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및 혜성의 탐사 및 추적 임무를 수행하였다.

CNEOS의 연구원들은 전 세계 관측소에서 보내온 관측자료를 토대로 지구근접천체를 며칠에서 몇 달, 심지어 수년동안 추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근접천체의 궤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고, 지구와 달, 그리고 다른 행성들에 위협을 주는 소행성들의 움직임을 수년 단위로 예측한다.

20년이 지난 현재 NASA의 CNEOS팀은 전 세계 관측소의 관측자료를 이용하여 지구근접천체를 찾아내고 국제천문연맹의 소행성체센터(Minor Planet Center, MPC)에 보고하고 있으며 전체 탐사의 90% 이상을 CNEOS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18,000여 개의 지구근접천체를 발견하였으며 주당 평균 40여개의 발견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발견된 지구근접천체(Near-Earth Object)
지금까지 약 18,000여개가 발견되었으며, 1주에 평균 40개씩 발견된다.
(사진출처 : NASA)

이미 1998년 의회의 목표는 초과 달성하였고 많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CNEOS의 목표는 끝나지 않았다. 2005년 미국의회는 더욱 정밀한 지구근접천체 탐사를 위해 2020년까지 크기 140m의 훨씬 작은 크기의 천체를 포함하여 90% 이상을 탐지할 것을 NASA 요구하였으며, CNEOS팀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는 관측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까지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이 인류 역사상 지구에 영향을 준 적은 없다. 하지만 그 발생 가능성이 0%인 것은 아니다. 역사를 인류에서 지구로 넓혀보면 생각보다 많은 소행성들이 지구와 생명체에 영향을 끼쳐왔다.

겉모습은 영화속의 영웅들과 달리 평범하지만, CNEOS를 비롯한 소행성을 추적하는 수많은 과학자, 천문학자들은 우리 지구를 지키는 영웅들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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