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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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9 13:55 | 최종 수정 2019.07.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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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년, 주세페 피아치Giuseppe Piazzi라는 천문학자가 색다른 천체를 발견한다. 이 천체는 움직이지 않는 별을 배경으로 마치 행성처럼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해도 별처럼 "점"으로 보일 뿐이었다. 행성들은 별과 달리 그 표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이 천체는 행성에 비해 그 크기가 월등히 작다는 뜻이다.(목성의 위성들도 마치 별처럼 표면이 보이지 않는다.) 행성처럼 움직이지만 행성보다 그 크기가 월등히 작은 천체,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은 ‘별 같이 보이는 천체’라는 의미에서 Asteroid라고 명명한다. 이 천체는 바로 첫 번째 소행성, 세레스이다.
소행성은 화성 궤도와 목성 궤도 사이를 공전하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이다. 가장 큰 소행성인 세레스도 달보다 작다. 크기가 작아 망원경으로는 목성이나 토성같은 다른 행성과 달리 별처럼 보이지만 별과는 다르게 황도 주변을 움직이는 모습이 관측된다. 그리고 대부분 불규칙한 모습 때문에 각자만의 독특한 광도 변화도 나타난다. 그러나 세레스는 이러한 불규칙한 모양의 소행성들과는 달리 충분한 질량을 가져서 정역학적 평형을 유지할 수 있는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갖고있다. 그러한 모습 때문에 세레스는 한 때 행성의 지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2006년 8월 24일 국제천문연맹 총회에서 행성의 정의가 개정됨에 따라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2019년 6월 15일에서 16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세레스가 달 뒤로 숨는 식 현상이 있다. 식 현상은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한 천체가 다른 천체 뒤로 숨는 현상을 말한다. 태양이 달 뒤로 숨는 일식, 달이 지구의 그림자로 숨는 월식이 대표적인 예이다. 별이 태양계 천체(주로 행성이나 달) 뒤로 숨으면 성식星蝕이라고 한다.
달과 세레스의 식은 약 1시간 반 정도 진행된다. 천문학자들은 이 식 현상을 통해 별의 크기를 가늠하기도 하고, 행성이나 위성의 대기 조성을 조사하기도 한다(게성운과 타이탄). 천왕성의 고리도 이 식 현상을 통해 우연히 관측되었다. 화려한 천문 현상은 아니지만 연구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이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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