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천체사진 찍기 : 스마트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 3 -

최순학 기자 승인 2020.04.28 11:50 | 최종 수정 2020.04.29 16:08 의견 0
갤럭시 노트 10+로 촬영한 천체사진들. 각각 m57, m11, m3, m81, C/2019Y4(Atlas) comet
갤럭시 노트 10+로 촬영한 천체사진들. 각각 m57, m11, m3, m81, C/2019Y4(Atlas) comet

'천체사진'이라고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알록달록한 색을 가지고 다양한 모양의 화려한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들을 실제로 관측하기 위해 관측 후기를 찾아보면 많은 글에 이렇게 남겨져 있습니다. '사진과 다릅니다.' 또는 '제가 본 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앞서 소개했던 달이나 행성 등의 천체들은 지구에서 가까운 천체들로 맨눈으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망원경만 있다면 크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촬영 천체들은 심원 천체 또는 Deepsky라고 불리는 아주 머나먼 우주 너머에 있는 천체들로 워낙 멀고 어둡기 때문에 맨눈으로 보기 힘들고, 천체망원경으로도 뿌옇게 보이는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이 대상들은 어떻게 촬영을 해야 할까요?
 
첫 번째 포스트에 작성했던 프로모드(혹은 전문가모드) 이용해서 별자리를 촬영했던 방식이 기억나시나요? ISO, 셔터스피드를 조절하여 센서의 감도를 높이고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길게 설정해서 어두운 별자리를 더 밝게 찍을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찰칵! 아닌 ~~~~~~~~~~~! 입니다. 이 모드를 사용하여 카메라의 설정을 조절한다면 천체망원경으로도 어둡게 보이는 딥스카이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딥스카이 촬영편의 경우 지난 별자리 촬영과 행성 촬영 때보다는 대중적이라는 단어와 약간 어울리지 않습니다. 장비도 장비지만, 딥스카이라는 대상은 촬영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도시나 그 주변에 위치하신 분은 촬영을 위해 장소를 바꿔야 한다는 점이 추가됩니다. 달이 밝은 날이라면 또한 촬영에 큰 방해가 되기 때문에 늘 할 수 있는 촬영이 아닙니다.

이번 내용을 읽기 전에 지난 기사 1,2별자리 촬영과 행성 촬영을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www.spac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9 1편

http://www.spac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80 2편

그렇다면 먼저 스마트폰을 활용한 딥스카이 촬영에 필요한 준비물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준비물
1. 천체망원경(필수)
꼭 추적이 돼야 합니다. 수동으로만 사용하는 망원경의 경우는 장노출 촬영을 할 경우 대상이 흘러 지나가 버리게 됩니다. 아래에 이에 대한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2. 스마트폰(필수)
프로모드 혹은 전문가 모드로 셔터스피드와 ISO를 일정 값 이상으로 제어 가능해야 합니다. 제어가 되지 않는 경우 어두운 대상을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3. 어포컬 어댑터(필수)
행성 촬영을 할 때는 필수가 아닌 권장이었지만, 딥스카이 촬영에서는 필수입니다. 스마트폰이 촬영 도중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면 굉장히 품질이 좋지 못한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4. 보조배터리(권장)
장시간 야간 촬영을 할 경우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금세 바닥날 수 있습니다. 필수는 아닙니다.
5. 바흐티노프 마스크(권장)
별의 초점을 맞추는 도구입니다. 있으면 정확하고 쉽게 별의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역시 필수는 아닙니다.
6. 컴퓨터(필수)
천체사진, 특히 어두운 딥스카이 촬영은 사진 촬영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을 이용한 이미지 처리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으시겠지만 너무 성능이 떨어지는 컴퓨터의 경우 사용 도중 프로그램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소개할 이미지 처리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Pentium IV with Windows XP의 컴퓨터에 이용할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다고 합니다. 아마 보통 사용하는 개인용 컴퓨터라면 충분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의 도구들을 활용해 딥스카이 촬영을 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에 천체사진을 찍어보신 분들이라든지 관심이 많으신 분들의 경우 대부분 알고 있는 방법입니다.
정말 짧게 요약하면 촬영과 편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다만 촬영 장비가 DSLR 카메라나 CCD가 아닌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에서 약간 변형이 필요합니다. 역시 제가 했던 방식대로 간단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천체사진 촬영을 접해본 적이 전혀 없으신 분들에겐 생소한 내용이 섞여 있습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최대한 이해하실 수 있게 잘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촬영을 하기 위해선 미리 준비할 것들이 있습니다. 천체망원경이 당연히 잘 추적되게 세팅이 돼야 합니다. 추적이 되지 않는다면 노출 시간을 길게 촬영을 하는 경우 대상이 흘러서 흔적을 남기는 모습으로 찍히게 됩니다. 추적만 잘 된다면 망원경의 방식에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진 촬영에 사용되는 적도의식 망원경이 아닌, 경위대식 망원경이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위대식 망원경으로 촬영을 하게 되면 장시간 촬영 후 대상의 가장자리 부분이 왜곡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어포컬 촬영은 별빛이 접안렌즈를 통과한 뒤 카메라 센서로 들어가고, 접안렌즈의 시야 때문에 가장자리 부분을 잘라내고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경위대식 천체망원경으로도 촬영 가능합니다.
 
적도의와 경위대의 차이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유용한 기사 링크를 하나 걸어두겠습니다.

http://www.spac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4

[천체망원경 구입가이드 2] 망원경은 어떤걸 사야하지? (마운트의 선택)

천체망원경의 적도의 극축이 맞지 않은, 즉 추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촬영을 하게 될 경우 위 사진처럼 장시간 촬영 시 대상이 움직인 자취가 기록됩니다.
천체망원경의 적도의 극축이 맞지 않은, 즉 추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촬영을 하게 될 경우 위 사진처럼 장시간 촬영 시 대상이 움직인 자취가 기록됩니다.

그 뒤에 스마트폰을 천체망원경에 어포컬 어댑터를 이용해서 흔들리지 않게 부착을 합니다. 행성 편에서는 동영상으로 순간순간의 프레임을 뽑아냈기 때문에 약간의 흔들림은 문제가 없었지만, 딥스카이의 경우는 장시간 빛을 모아 촬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촬영 도중 흔들린다면 그 흔적이 남게 됩니다.

어포컬 어댑터로 접안렌즈에 스마트폰을 부착. 1.25인치 접안렌즈와 호환되는 모델
어포컬 어댑터로 접안렌즈에 스마트폰을 부착. 1.25인치 접안렌즈와 호환되는 모델

이렇게 스마트폰을 부착한 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의 위치를 접안렌즈의 가운데에 위치하도록 조절합니다. 삐뚤게 맞춰지면 심한 왜곡 때문에 사진 촬영이 어렵습니다. 저는 주로 위치 조절을 할 때 천체망원경으로 밝은 1등성들을 중앙에 맞춰서 확인했습니다. 화면을 확대한 뒤 초점을 어긋나게 맞춰서 보게 되면 별 상의 찌그러짐이 쉽게 확인이 됩니다. 별의 형상이 동그랗게 맞춰져야 스마트폰 카메라의 센서에 고른 빛이 들어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별의 상이 일그러진 경우 스마트폰에 들어오는 빛이 한쪽으로 몰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별의 상이 일그러진 경우 스마트폰에 들어오는 빛이 한쪽으로 몰려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치 설정이 완료되면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때 사용하면 유용한 것이 바로 바흐티노프 마스크입니다. 초점면을 움직이면서 별빛의 회절무늬를 확인하며 초점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바흐티노프 마스크는 쉽게 제작 가능하지만, 없더라도 육안으로 어느 정도 별의 상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초점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간단히 프린트해서 제작 가능하므로 망원경의 구경에 맞게 하나 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바흐티노프 마스크. A4 인쇄 후 코팅하여 제작. 초점을 맞출 때 천체망원경 경통 앞부분에 설치
바흐티노프 마스크. A4 인쇄 후 코팅하여 제작. 초점을 맞출 때 천체망원경 경통 앞부분에 설치
바흐티노프 마스크를 이용해 별의 초점을 맞출 때 보이는 별의 모습. 맨 위 이미지처럼 가운데에 정렬된 경우 초점이 맞는 경우이다. 바흐티노프 마스크의 모양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나올 수 있다.
바흐티노프 마스크를 이용해 별의 초점을 맞출 때 보이는 별의 모습. 맨 위 이미지처럼 가운데에 정렬된 경우 초점이 맞는 경우이다. 바흐티노프 마스크의 모양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나올 수 있다.

초점까지 맞췄다면 드디어 촬영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대상을 맞춘 뒤 찍어 볼 차례입니다. 소구경의 천체망원경의 경우 은하나 성운 같은 대상들은 밝은 몇몇을 제외하면 촬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밝은 성단 위주로 먼저 시도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관측 대상은 스마트폰의 감도와 셔터스피드 모두를 최대로 올리고 보면 딥스카이들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양한 천체망원경의 배율이나 주변 환경 등으로 인한 광해 등으로 인해 밝기나 크기 등이 다르게 확인될 수 있습니다.
 
대상이 화면에 포착되었다면 화면 중앙에 잘 맞춰서 찍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사진을 찍기 전에 꼭 사진 파일이 RAW 파일로 저장되도록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RAW 파일이란 카메라의 센서가 빛을 받아들여 전기신호로 최소한의 변환만 하여 기록한, 즉 가공을 거치지 않은 데이터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JPEG 등의 파일은 이미지프로세싱을 거친 파일이기 때문에 추후 합성하여 사용할 때나 합성 후 보정할 때 제약이 많이 생기고 품질이 좋지 못하게 됩니다. RAW 파일로 저장이 되게 설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JPEG 파일과 다르게 RAW 파일의 경우 용량이 한 장당 수십 메가바이트 이상을 차지하므로 스마트폰의 용량을 확보 후 촬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RAW 파일로 저장하도록 설정하면 파일 확장자명이 DNG나올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RAW 파일입니다.
 
촬영 대상과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에 따라서 스마트폰 카메라의 세팅을 조금씩 다르게 변경해야 합니다. 세팅 값을 바꿔가면서 촬영하다 보면 적절한 세팅 값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감도나 셔터스피드가 너무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경우 위처럼 배경이 너무 밝거나 별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인 장비와 환경에 맞는 적당한 세팅 값을 찾아야 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감도나 셔터스피드가 너무 과도하게 높거나 낮은 경우 위처럼 배경이 너무 밝거나 별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개인 장비와 환경에 맞는 적당한 세팅 값을 찾아야 합니다.

적당한 값을 알아낸 다음엔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합니다. 천체사진은 단순히 한 장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촬영을 해야만 딥스카이들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광해의 영향도 심하고, 잠깐이라도 대기가 심하게 요동친다면 오랜 시간 찍어오던 사진을 모두 망치게 됩니다. 또한, 카메라 센서의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품질 저하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촬영을 하여 여러 장을 합성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사진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들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스마트폰이 아주 오랜 시간의 노출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노출한 사진을 여러 장 합성하는 방식을 이용하면 어느 정도 퀄리티의 천체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추운 날 장시간 스마트폰을 밖에 두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배터리가 추위 때문에 방전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보조배터리로 충전을 하며 촬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혹은 핫팩 등을 덮어서 스마트폰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요즘은 슬슬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아주 높은 산꼭대기가 아니라면 쉽게 발생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위와 같은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장노출 촬영이 끝나면 또 촬영 버튼을 눌러주고 또 눌러주고, 계속해서 끝날 때마다 촬영 버튼을 눌러줘야 합니다. DSLR 카메라나 CCD 등의 장비를 이용하면 자동으로 반복 촬영을 설정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사람이 직접 촬영 버튼을 계속 눌러주는 방법밖에 없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몇십 분 동안 망원경 옆에 서서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자동으로 클릭할 수 있는 자동 클릭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카메라 버튼을 계속 누르게 만들어 주면 문제가 간단히 해결됩니다.

Auto Clicker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자동 촬영 모습
Auto Clicker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자동 촬영 모습

이런 어플리케이션을 알기 전까지 상당히 힘든 반복 노동을 했습니다... 이처럼 반복 촬영을 하도록 세팅을 하면 촬영이 끝날 때까지 편안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촬영이 중단되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점검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촬영이 끝난 여러 장의 사진을 모아서 합성해야 볼만한 천체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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