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글쓴이 : 김정현
천체사진용 카메라를 살 때 많이 고민하는 기종 중 하나가 바로 Nikon FM이다. 이 FM은 매우 히트한 카메라로 현재 국내에서 사진을 하고 있는 중장년층이 처음으로 접한 카메라 1,2 위로 꼽히는 일본 기종이 이것이다. (이넘 아니면 Canon FT 혹은 FTb) 최초의 출시는 1977년으로 필자보다 한 살 많다고 해야할까? ;)
바디의 내구성이 대단히 훌륭했으며 노출계를 제외하고는 전자부품이 들어가지 않는 완벽한 수동카메라였는데 이 기종이 인기가 좋았던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Nikon의 렌즈 시스템을 알아야한다. 이런 것들을 잘 알아둬야 나중에 속고사지 않을테니 기억해두는 것이 좋을 듯 하다. ;)
1959년 5월...
현재 F5로 계승되고 있는 F 시리즈의 최초 모델인 F가 발매되었다. Leica의 M 시리즈를 능가하기 위해 F는 만들어졌으나 이 F는 당시로서는 인기가 영~ 아니었다. 그러다가... 64년 동경올림픽은 이 F를 세계적인 카메라로 만드는 시점이 되었다. 외국 기자들에게 F를 나누어주었고 결과적으로 기자들은 F의 내구성과 성능에 감탄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결국 F덕분에 Nikon은 Leica를 누르게 되었고 Zeiss Ikon을 망하게 하기까지 했다.
이 F에서 채택하고 있는 조리개연동방식은 바디의 렌즈 마운트 부분의 링을 렌즈에 연결하는 방법이었다. 현재도 그렇지만 Nikon 수동렌즈의 위쪽에 보면 악세사리 같은 금속이 달려있는데 이곳에 바디의 조리개링을 걸어 바디는 현재 렌즈가 F 몇에 있구나.. 하고 판단하게 했다. 이것이 F시리즈의 SLR로 넘어가면서 채택된 최초의 렌즈구성이었다. (물론 과거 Nikon S시리즈는 다르다.)
그러다가 60년대로 들어오면서 카메라가 갖고 있는 노출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카메라의 렌즈를 통한 빛의 측광방식을 채택하는 카메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를 TTL(Through The Lens) 측광방식이라고 하는데 이 TTL 측광방식을 내장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카메라가 바로 Pentax SP(Spotmatic)이었다. 여담이지만, 최초의 Spotmatic은 측광방식이 TTL Spot 방식이었다. Spot 방식은 매우 좁은 영역만 측광하기 때문에 그 편리함이 매우 높으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결국 시판된 것은 중앙부중점측광방식을 채택했다. 이 SP의 성능은 매우 우수하고 바디 내구성도 뛰어났었다. 구형 스크류마운트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금도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팔렸기에 지금도 많은 가정집의 장롱속에 있을 확율이 매우 높다 할 수 있다. ;)
T링이라는 것을 구하기 힘들었던 옛 시절 망원경과 카메라를 연결시키기 위해 T링을 제작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이 Pentax SP의 스크류마운트 방식이라는 것에 착안 나사산을 만들어서 카메라를 돌려끼우던 가난한 시절도 있었다. (필자 초등학교때 얘기..) 암튼 천체사진에서도 매우 활약한 카메라이며 이 카메라가 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대 없기 바란다. 명기라 불리우는 제품이기에 지금도 충분히 손봐서 쓸 수 있다. 너무 많이 말이 돌아갔기에 다시 Nikon으로 가자~
이 SP 시리즈의 인기는 대단히 높아서 당시 Nikon과 Canon의 판매량의 합보다도 SP의 판매량이 많았다하니 Nikon도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당시 Nikon은 F 카메라를 만들고 난 후 보급형으로 보급형의 서브브랜드인 Nikomat에서 FT를 제조하고 있었는데 (아래사진) 이 카메라는 설계 당시엔 외부에 입사식노출계를 장착하기위해 구멍을 뚫어놓았다.(사진 왼쪽의 동그란 곳) 그러다가 TTL로 가야한다는 것은 시대적인 숙명이었다. 덕분에 TTL 로 수정을 했고 그 구멍은 그냥 철판인가 뭔가로 막혔다고 한다. 물론 다음으로 나온 모델들과 그 후속모델인 Nikon FTn은 그 구멍이 아예 없어졌다.
사진 : 니코마트 FT 초기형(왼쪽), 니코마트 FTn(오른쪽)
즉, 조리개 값을 바디에서 알기위해 사용되는 시스템이 Nikon의 렌즈를 구분짓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이 FT는 바디에게 부착된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가 몇인지 알려줄 수 없었기 때문에 렌즈를 교환할 때 마다 필름 감도의 눈금을 렌즈의 개방 F값이 몇이라고 설정해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는 매우 귀찮고 복잡한 일이었다. 반면 타 메이커들은 렌즈 시스템 자체를 교체하여 이런 작업 없이도 바디에 렌즈의 최대 개방값이 몇인지를 알려줄 수 있게 설계를 했다. 하지만 Nikon에서는 그런 일이 없이 구형의 렌즈를 최신의 바디에 맞게 해야한다는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67년 FTn이 발매되었는데 독특한 시스템을 추가하게 되었다. 즉, F5.6 의 위치로부터 개방 F값의 위치까지의 회전각을 가지고 렌즈의 최대 F값을 결정하게 해준 것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 구형렌즈들은 대부분 상당히 무겁고 초점링이 고무가 아닌 쇠로되었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또한 약간 노란색의 코팅을 갖고 있는 특징이 있는데 이 렌즈들은 흑백에 좋으며 강한 콘트라스트를 갖고 있다.
사진 : 조리개값을 알려주는 걸쇠(?)
그러나 시대는 점점 흘러 렌즈를 바디에 끼울 때 5.6에 맞춰서 끼워주는 그런 편리한 방식조차 진보를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Ai 방식이고 이것을 최초로 적용한 카메라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FM이다. Ai는 "Automatic Maximum Aperture Indexing "(개방 F값 자동보정)의 약자이다. 본격적인 TTL 측광방식에 대응하는 렌즈 설계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렌즈들도 구형 F, FT 등의 바디에 끼울 수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이 렌즈들은 보다 가벼워졌으며 고무가 외부를 감싸기 사용되기 시작한다.
이 FM은 덕분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을 적용시켜 설계했으며 이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다지 큰 변화없이 수동바디가 발전해왔다. 즉 FM은 SLR 수동기술의 정점에 해당되는 설계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때부터는 설계라인이 변경되어 자동조립이 시작되었다. 덕분에 균일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구조도 더욱 간략하게 되었다.
FM 부터는 VE(Value Engineering)이라는 방법이 도입되었는데 비용절감을 위해 재질이나 구성품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이를 가지고 FM 바디의 전후기모델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전기와 후기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이 뭘까...
셔터락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글을 쓴 이유가 인터넷을 하다가 어느 학생이 FM을 샀는데 셔터락장치를 이용하여 T셔터 기능을 쓴다고 한 것을 봐서이다. 아마도 이 학생의 FM은 전기형일 것이다. 전기형은 바로 이와같은 방식으로 셔터를 잠근다. 그러나 후기형부터는 FM2와 같이 셔터레버의 예비각으로 셔터를 잠근다. 즉 셔터를 장전할 때 그 레버를 완전히 밀어 버리면 잠귀는 것이다. 그밖에도 되감기 노브의 변경등 몇가지 세세한 변화가 있는데 가장 알아보기 쉬운 것이 위에 열거한 것이니 FM을 살 때 꼭 살펴보도록 하자. ^^; 즉, 신형바디가 고장의 확률이 적다는 것이므로 가급적이면 신형 바디를 살 것이며 렌즈는 구형렌즈가 아닌 이후에 나올 Ai-s렌즈로 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 나온김에 계속 이야기를 하자면 FM의 스크린을 살펴보면 노출계의 불빛이 붉은 색으로 보인다. 이것은 천체사진과 같은 장시간 노출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주로 상태가 않좋은 바디일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렌즈를 뺀 후 미러 위쪽 스크린의 좌우에 있는 스폰지가 녹아서 떨어질 경우 그 붉은 불빛이 새서 필름에 서서히 노광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수리소에 맡겨 스폰지를 다시 붙여달라고 의뢰하는 것이다. 필자랑 친한 분이면 필자에게 의뢰하시고 뭐.. 걱정되는 분은 수리소에 맡기시길.. ^^; (참고로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수리소는 충일카메라, 영상카메라, ACE카메라였다.) 물론 이런 것이 귀찮다면 촬영시에는 배터리를 빼 버리는 방법도 있다. 완전수동바디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노출계는 안되지만... 다행스럽게도 후속모델인 FM2는 B셔터에서 노출이 시작되면 노출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Nikon의 렌즈에 대해 조금만 더 이야기 해보자.
80년을 목전에 두고 일본의 카메라업계는 카메라의 프로그램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Canon의 A-1, AE-1, AE-1 Program, Pentax의 ME, ME Super, Minolta의 X-700 등이 그것이었다. 이런 카메라들은 조리개를 A에 맞추어두면 자동으로 알아서 조리개값을 바디에서 조절해주는 편리한 방식이었다. 즉, 조리개 A로 놓고 1/60초에서 노출을 측광했더니 F가 5.6이었다면 바디는 알아서 조리개를 5.6으로 이동시켜주는 것이다. 이를 AE기능이라 부르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Nikon은 또 렌즈시스템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덕분에 Ai-S라는 렌즈시스템이 새로 도입되었다. 이 렌즈는 조리개 단수에 비례하여 안쪽의 핀이 움직이며 그밖에 개방 F값, 초점거리정보 등 여러 가지가 내장되어있는 렌즈였다. 이 렌즈는 Nikon FG의 발매와 함께 나왔으며 그와 함께 Nikon의 Nikkor Series 렌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렌즈들은 좀 저가의 렌즈로 가급적이면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진 : Nikon FG와 Series 렌즈 (왼쪽), Ai-S 렌즈의 후면부(오른쪽)
아무튼 이 시기가 82년 경이었고 이때부터는 렌즈를 바디가 제어하게 된다. 물론 초점을 자동으로 맞춰주는 것은 그 뒤의 일로 AF렌즈를 거쳐 지금은 AF-s 렌즈가 나오고 있다. 우리는 여기까지만 알아보도록 하자.
글을 쓰고보니 재밌는 것은 Nikon은 구형렌즈를 신형바디에 끼울 수 있고(물론 수동으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신형렌즈를 구형바디에도 끼울 수 있다. (역시 수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즉, 철저한 고객만족 정신(?) 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Pentax가 스크류마운트에서 현재의 마운트로 왔고, Canon이 FL-> FD 로 렌즈시스템을 유지하다가 EOS라는 시리즈로 수동카메라를 버린자식취급한 것에 비한다면 Nikon의 이 정신은 지금도 일본 최고의 카메라로 만든 카메라가 그냥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좀 정신없이 쓴 글이라 두서가 없지만 많이 참조가 되길 바라며 더 큰 궁금증은 asylum78@starryland.com 으로 메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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