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아마추어 천문학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슈퍼보름달

신하영 승인 2018.02.05 15:48 | 최종 수정 2018.02.05 15:50 의견 0

1999년 12월 20일 23호 발행 :Starr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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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천문학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70년 만에 뜨는 슈퍼 보름달 (800X640모드 기준)

최근 들어 아마추어 천문학이라는 취미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변 인구의 확대야 말로 아마추어 천문학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할 수 있으니 저같은 별 보는 사람들은 두 손들고 환영할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필자가 뛰어나거나 훌륭하거나 존경받거나... 뭐 등등의 그런 아마추어 천문학자는 절대 아니지만(^^;) 새로 별 보는 일을 시작하려는 분들보다는 선배인 만큼 그동안의 경험을 되살려서 몇 마디 써볼까 합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133년 만에 뜨는 슈퍼 보름달인데 (언제나 그렇듯, 반말로 썼습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

<아마추어 천문학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별을 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무엇일까? 그런 생각들을 하나하나 지적해 보고 필자가 당부하고 싶은 것들을 알아보자.

1. 별보는 것은 어렵다!?

별을 보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머리 나쁜 필자도 별을 본다... 고로 당연히 아무나 할 수 있다.(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가? ^^;) 물론 눈이 좀 좋으면 더 좋겠다. 하지만 안경 쓰고 앞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야맹증은 좀 문제가 되려나??

2. 망원경!?

많은 사람들이 꼭 망원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 그런데 이거 별로 중요하지 않다. 사실 망원경이라는 물건을 자유 자제로 쉽게 내 몸처럼 사용하려면 많은 내공의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초보자가 처음부터 망원경을 사는 것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대신 많은 관측회를 따라다니는 것이 좋다. 요즘 PC통신사마다 천문동호회 없는 곳이 없다. 그런 곳에서 진행하는 관측회를 따라다닌다면 서서히 자신에게 필요한 망원경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부실한 망원경은 오히려 별에 대한 관심을 실망으로 바꿔 버린다. 그리고 초보자 때는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많다. 차라리 쌍안경하나 정도 갖추는 것을 권하고 싶다. 쌍안경은 훌륭한 관측장비가 될 수 있으면 이는 10만원 밑으로 살 수 있다.

3. 공부할 것이 많다!!

충분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 목성의 질량이 어쩌고... 별자리를 모두 외워야 하구... 역시, 이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별을 보다보면 아는 만큼 보인다. 더 보고 싶은 사람은 더 알고 싶어지고 그러면서 점점 실력이 늘어나는 것 같다. 물론 요즘에는 좋은 책이 많이 나와 있다. 거의 붐을 이룰 정도로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책들 서너 권 사보면 필요한 기반 지식은 어느 정도 갖출 수 있다. 필자가 처음 별을 보고자 했던 때엔 변변한 국내 서적이 한 권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혁명적인 변화이다. 게다가 요즘에 많은 천문학 관련 홈페이지들에서 정보를 얻는 일도 좋을 것이다.(어떤 사이트는 책보다 더 나은 경우도 있다. 이 홈페이지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필자가 처음 구한 별에 관한 자료는 88~89년 정도에 교육기관에 과학 기자재를 납품하는 모 과학사의 별자리판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잡하기 그지 없지만 그것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물론 지금 필자는 절대로 대단한 사람이 아닌 필부이다.) 눈에 보이는 사계절의 별자리를 모두 외우려고 노력해본 적은 전혀 없었고 성운, 성단이 어디있는지 외우려고 한적도 절대 없었다. 하지만 관심은 참 대단했다. 그러니깐 지금 대부분 외울 수 있지 않을까?

4. 돈이 많이 든다!?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 이건 맞다...^^; 그런데 요즘같은 세상에 돈 안드는 취미가 과연 있을까? 몸으로 때우는 일 말고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뭐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배우는 골프같은 것만 해도 골프클럽 몇 개 살 돈이면 아마 쓸 만한 망원경 살 것이다. 회원권? 그거면 잘나가는 망원경도 하나 살 수 있다... 물론 골프만 취미가 아니니깐...^^; 아무튼 이런거 저런거 다 생각하면 생각보다는 돈이 많이 드는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아마추어 천문학을 시작하게 되는 연령층으로 10~20대의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한다. 필자가 처음에 별을 볼 때는 초등학생이었던 만큼 카메라, 삼각대, 필름, 현상 그 모든 것을 부모님께 부탁했지만 20대 초반인 지금 상황에 관측회 한번 다녀올 때마다 생활비가 축나게 된다. 그러면 쪼들린 생활을 하고 피골이 상접하는 등의 일이 생기는데 점점 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것 같다. --; (박승철 선배님이라는 국내 유명 아마추어 천문학자께서는 대학시절 학자금을 융자받고 막일 해서 망원경을 샀다고 얘기해 주시곤 하셨는데 그런 분에 비하면 난 정말 새 발의 피같다. ^^;)

30대중반 정도되기 전까지는 가급적이면 젊은 아마추어 분들께서는 지식습득, 인맥 넓히기에 열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님 외국에 나가서 활동하던가....

5. 단체에 가입하자!!

돈없고 빽도 없는 필자는 별을 보는데 참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돈이 없으니깐 여기저기 빈대 붙어서 별을 보러 자주 다녔고 그 덕분에 나이에 비해 꽤 많은 아마추어 천문학자 분들과 알고 지낸다. 여러분도 돈없고 별은 보고 싶으면 유명한 아마추어 천문학자 분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별 보는 사람치고 매정한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관측 갈 때 따라가겠다고 부탁 한번만 해보면 아마 대부분 OK하실 것이다.

당신의 얼굴이 필자보다 두껍지 않다면 앞서도 언급했지만 PC통신의 천문동호회문을 두들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물론 천문동호회에서 가는 관측은 50% 이상이 MT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이 봤지만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싶다면 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즈음 웬만한 고등학교에도 아마추어 천문학 써클이 하나씩은 다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 그런 써클에서 활동을 했고 요즘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고등학교에는 교육방침상 망원경이 하나씩은 있기 때문에 당신이 고등학생이라면 그런 써클에 가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없다면? 뭐 대학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엔 UAAA(University Amateur Astronomical Association) 산하의 천문 동아리가 있다. 그런데... 요즘엔 UAAA의 활발한 활동이 좀 위축된 것 같기도 하구...

참고로 지역단위 단체도 여럿 있으나 위에 언급한 단체보다는 가입이 용이하지 않다.

6. 책을 사보고 자료수집을 많이 하자!!

의외로 많은 분들이 관련서적을 읽지 않고 시작하려고 하신다. 필자는 별 보는 것 말고도 많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 취미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관련 서적을 풍부하게 읽는 편이다. 별 보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위 세번째 이야기와 중복이 되는 얘기지만 천문학 서적과 가깝게 지내야 한다. 최근에는 잡지도 발간되고 있으니 얼마나 편한가?

가끔 PC통신 천문학 동호회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을 보면 조금만 성의껏 웹서핑만 해도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이 많이 있다. 솔찍히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별을 볼 자격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 때가 있다. 자료가 넘치는 세상... 조금만 노력하면 실력이 는다...

7. 망원경 가격을 외우고 다니자 말자!!

가끔 보면 많은 초, 중급 아마추어들이 망원경의 가격이니 메이커니 그런 것들을 줄줄 외고 다닌다. 얼마나 뚫어지게 보면 그게 외워지겠는가? 필자도 외구 다닌 적이 있으니 그 심정 잘 안다...^^; 그런데 그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그거 외운다고 그 비싼 망원경을 살 것인가? 망원경의 광학에 대한 공부는 좋지만 망원경의 가격, 메이커를 외고 다니지는 말자. 망원경 가격, 메이커 등을 외고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초여름 저녁때 이중성단을 찾는 경우도 있고 망원경을 줘도 안드로메다은하 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70년 만에 뜨는 슈퍼 보름달>

연합뉴스에 올라온 내용을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22일 밤,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 뜬다, 연합뉴스 1999년 12월 17일 (금) 06 : 30

"보름달이라고 모두 같은 보름달이 아니다"

오는 22일 밤과 23일 새벽 밤하늘을 바라보면 올해 뜨는 보름달 중 가장 크고 밝은 `진짜 보름달"을 볼 수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이우백)과 미국의 천문 ·우주잡지 `스카이 & 텔레스코프" 등에 따르면 22일 밤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1년중 가장 가까워지면서 보름현상이 겹쳐 가장 큰 보름달을 볼 수 있다.

천문연구원은 "22일 달이 뜨는 시간은 오후 5시 2분이며 보름달이 되는 시간은 23일 새벽 2시 31분"이라며 "이 시간에 보이는 보름달은 올해 보름달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았던 지난 5월 30일보다 14% 정도 크게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름달 크기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달의 타원형 공전궤도, 태양과 다른 행성의 영향 등으로 지구와 달의 거리가 변하기 때문이다.

지구와 달의 평균거리는 38만4천400㎞.

그러나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타원을 그리며 공전하고 있을 뿐아니라 태양과 다른 행성의 위치에 따라 인력이 달라져 지구와 달의 거리는 평균거리보다 2만-3만㎞ 정도 차이가 생기게 된다.

오는 23일 지구와 달의 거리는 35만6천654㎞로 평균거리보다 2만7천7백여㎞나 가깝다. 달이 이처럼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1930년 1월 15일(35만6천397㎞) 이후 70년만의 일이며 금세기 달과 지구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 1912년 1월 4일 35만6천375㎞보다 불과 279㎞ 먼 것이다.

`스카이 & 텔레스코프"는 "22일 밤 달이 지구에 매우 가까이 접근하고 보름이 겹치기 때문에 조수간만의 차가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문연구원 김봉규박사는 "지구에 가장 가까이 왔을 때와 가장 멀리 있을 때의 달을 같은 조건에서 촬영하면 그 크기 차이를 한 눈에 알 수 있고 청소년들에게 좋은 교육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yung23@yonhapnews.co.kr]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포트투갈의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António Cidadão 가 4인치 f/6.3 슈미트 카세그레인을 이용해 찍은 흑백사진이다. 좌측이 근지점(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질 때)에 가까워 졌을 때 찍은 것이고 우측이 원지점(반대겠죠?)일 때 찍은 사진이다. 한눈에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큰 이미지를 볼 수 있다.

Sky & Telescope에 나온 기사를 인용해 보면 벨기에의 천문학자 Jean Meeus의 가장 밝았던 1912년 1월 4일 조차 평균적인 달의 밝기에 비해 약 0.24% 정도밖에 밝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올해의 슈퍼 보름달도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후기

1. 독자 여러분들께 너무 죄송하지만 이번에도 발행일자를 어겼습니다. 제가 어찌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지난주와 지지난주는 조선일보 아마추어 천문학 동호회를 만드는 일 때문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쓸 수 없었습니다. 이 메거진의 맨 하단부에 보이는 배너가 바로 디지털 조선일보 한 섹션인 네이쳐 조선의 천문학 동호회 Night Sky NET의 배너입니다. 제가 포토샵을 조금만 더 잘 다뤄도 저렇게 안이쁘게 만들지는 않을텐데... 흑흑흑... 암튼 저기도 많이 가입해 주세요. 조선일보와 함께 일하는 것이라 행사가 특히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입을 원하시면 하단부의 배너를 클릭하세요.(물론 가입은 무료죠...)

2. 저는 몸이 안좋아서 지난 쌍둥이 자리 유성우관측을 나가지 못했습니다. 전재신님이 발행하는 까만 밤하늘에 의하면 날씨가 안좋아서 관측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제가 아는 분은 강원도에서 시간당 50여개 정도를 관측하셨다고 합니다.

3. 지난 메거진에 이어 다시 또 소개하지만 "김정현의 별에게 가는 길"의 회원 분들과 서로 가깝게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Starry Night이 만들어졌습니다. 인터넷 최초의 아마추어 천문학 동호회로 가입비도 없고 활동도 자유롭죠... "김정현의 별에게 가는 길" 열독자 분들께서는 꼭 http://nature2.chosun.com/~starry에 오셔서 활동해 주세요. 가입 무료랍니다. 추후 관측회 등의 행사도 준비할 예정입니다. 현재 Starry Night에서 2000년 천문달력 공동구매를 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은 방문해 주세요...

4. 다음호에는 "2000년의 밤하늘에는 어떤 일이..."가 발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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