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EAUNAWE Solar Eclipse Marathon을 함께하며
이정애
승인
2020.06.23 15:02 | 최종 수정 2020.06.2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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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하늘 아래 9개국 동아시아의 일식 관측자들이 온라인에서 뭉쳤다. Universe Awareness (UNAWE) 말레이시아가 주관한 MY-EAUNAWE Solar Eclipse는 주체국인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대만, 대한민국,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태국이 참여한 생방송 일식 관측 마라톤이다. 한국시각으로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된 행사는 각 나라의 일식관련 이야기를 소개하는 인터뷰와 나라별 최대 일식 모습을 차례차례 생방송으로 보여주는 마라톤으로 나뉘어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생방송을 위해 Facebook, youtube, streamyard, google meet, zoom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코로나 19로 인해 야외 활동이 어려운 이 시기에 천문 교육 나눔 단체인 UNAWE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선물이 준비된 것이다.
UNAWE Korea는 고천문학자인 한국천문연구원의 최고은 박사로부터 조선시대 일식이야기라는 주제의 짧은 동영상을 선물로 받아 생방송 시각에 공유하고 UNAWE Korea Facebook 그룹을 통해 일식의 진행 모습을 생방송으로 전하였다. 아쉽게도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발생하여 우리 나라의 최대 일식일 때 동아시아 9개국으로의 생방송 공유는 불발되었다. 처음으로 참여한 생방송 행사의 어려움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 고지식하게 살아온 필자가 요즘 대세인 라이브 방송을 처음 접해보았으니, 새로운 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랴~!
온라인 방송은 9개국이 참여하였으나 실제 관측은 베트남이 나중에 참여하여 10개국이 함께한 아주 흥미로운 행사였다. 싱가포르와 필리핀의 날씨가 일식 관측에 어려움을 주었는데, 구름에 숨어 보이지 않는 해(!)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장에서의 아쉬움과 탄식이 전해지는 듯 하다. 이 또한 생방송의 묘미일터.
코로나 19가 만든 새로운 문화는 온라인 화상회의이다. MY-EAUNAWE Solar Eclipse 를 준비하고 진행함에 있어 필수항목이었다. '모두를 위한 천문학'을 실천하는 9개국의 활동가들은 바쁜 일상에서도 자신들의 시간을 쪼개어 참여하고 즐겼다. 필자 또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하였고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마음이 더 강하였다. 집에서 바늘구멍으로 일식을 관측했던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라이브 방송을 함께 즐겼으리라 예상해본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나라에서는 일식을 만날 수 없다고 한다.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기회였으리라~ 한국천문연구원, 아마추어 천문학회 등 다양한 단체에서 일식 행사를 소규모로 진행하고 코로나 19로 인해 단체 활동이 어려운 시점이라 개개인이 각자의 집 근처에서 일식을 즐겼다. 조선시대에 살던 사람들에게 일식이란 달이 해를 먹어버리는 두려운 현상이었다. 이에 왕이 '구식례'를 행하며 일식이 빨리 지나가기를 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일식과 같은 천문 현상은 자연 현상의 일부이며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었다. 'Under one sky' 라는 국제 천문연맹(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IAU)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슬로건처럼 누구나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모두의 하늘이 되는 그날이 올때까지 UNAWE Korea는 지금처럼 계속 뛰어다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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