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유산과 달의 쓰레기

박재현 기자 승인 2018.04.03 21:20 | 최종 수정 2018.06.01 18:31 의견 0

달에는 얼마나 많은 양을 쓰레기가 존재할까?

스티븐 호킹 박사의 별세 소식이 있은지 한달이 지나지 않았다. 아직까지 그 충격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의 추락 소식이 다시 한 번 전 세계 과학계가 들석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와 텐궁의 정상고도는 약 360km정도이다

텐궁 같은 저궤도 위성의 경우 계속 방치할 경우 자연스럽게 궤도가 낮아지며 공기와 마찰하게 되고 지구쪽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고궤도 위성들은 아니다. 고궤도 위성은 30,000km를 넘는 궤도를 움직이는데, 그 거리가 너무나도 먼 탓에 수명이 다 할 경우에도 회수가 쉽지않다. 30,000km밖에 되지 않는 고궤도 위성도 회수가 어려운데, 평균 380,000km나 떨어진 달에 존재하는 우주 쓰레기는 수거가 가능하기는 할까?

달은 인류와 가장 친숙한 천체이자, 인간이 직접 가본 유일한 천체이기도 하다.

달은 우리 인류가 직접 발을 디딜 정도로 가까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달은 제법 많은 탐사가 이루어졌다. 1969년 7월달 인류가 처음에 달에 간 것을 시작으로 약 20여회 달에 유/무인 우주선이 보내졌다. 달에 직접 발을 딛은 사람은 약 12명가량이지만, 지구와의 통신을 위한 달 궤도선이나 달에 근접했다가 우주선의 고장으로 돌아온 아폴로 13호 사건 등을 다 더한다면 실제 달이나 아주 가까운 주변에 머물렀던 사람은 30명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109번째의 땅 면적을 가진 작은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대에 달에 궤도선과 탐사선을 보낸다고 하니, 밤하늘에 빛나는 저 달이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ALSEP는 월면 관측장치이다. 달을 달리는 자동차인 LRV는 우측 하단의 장소에서 작동을 멈추었다.

실제 달에는 쓰레기가 많다. 그 값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까지 달에 갔던 우주선의 무게나, 갔다가 지구로 귀환한 우주선에 대한 목록이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추측은 가능하다. 미국의 천문학자 Slava G. Turyshev의 책에 의하면 현재까지 인류가 달에 남긴 쓰레기는 약 187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달에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존재하는 이유는, 달 탐사선을 쏠 때 지구로의 귀환을 염두에 두고 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달의 궤도를 돌며 달의 고화질 영상자료를 지구로 보냈던 궤도선, 달의 표면을 연구했던 여러 착륙선과 착륙선에 포함되었던 여러 로봇들이 지금도 달에 남아있다.

달에 보냈었던 모든 우주선을 지구로 귀환시키면 좋겠지만, 이런 우주선들이 지구로 오기 위해서는 한정 되어있는 무게나 설비에 추가로 더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따라서 각 국에서는 달로 우주선을 보낼 때 우주선에 귀환 설비를 넣는 대신에 조금이라도 달에 대한 탐사와 연구가 가능한 설비들로 그 자리를 채운다.

 

지구에서 벽돌을 직접 나를 수 없기 때문에, 달의 모래를 이용한 벽돌 생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있다.

달은 우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이다. 테라포밍을 고려한 인류 이전의 단계에서는 화성이 적절할지도 모르지만, 과거 실패한 실험인 바이오스피어와 같이 한정된 공간만으로 주거가 가능하도록 공간을 형성한다면 달 역시 인류의 새로운 도약 장소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훌륭한 우주정거장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달이 아닐까 한다. 실제 달의 모래와 비슷한 물질로 벽돌을 만드는 등 달 기지 건설에 대한 연구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달에 있는 인류의 물건들은 차디찬 달에 덩그러니 남은 쓰레기일 뿐이지만, 먼 미래에는 달에 위치한 우주정거장을 장식하는 위대한 전시물로 거듭나길 바라여본다.

* 우리 나라의 달

달에 남은 쓰레기가 약 187톤이라면 반대로 달에서 지구로 가지고 온 달의 그 무엇인가는 얼마나 될까? 아폴로 미션과 루나 미션에서는 달에서 지구로 약 380kg 정도의 월면석을 가져왔다. 이 월면석은 현재에 국내에도 있으며, 화천 조경철천문대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대에 달에 먼저 궤도선을 보내고, 이후 착륙선을 보낼 것을 계획하고 있다. 어떤 장비들을 보내서 달에 대한 어떤 것들을 알게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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