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지화'세'목토천해?

박재현 기자 승인 2018.06.13 18:15 | 최종 수정 2019.04.30 11:01 의견 0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왜행성 134340으로 명명된지 10년하고도 2년이 더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입에서는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는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었기 때문에, 행성들의 이름을 '수금지화목토천해'로 외워야한다.

하나가 빠진것도 헷갈리고 어려운데, 만약 처음 듣는 행성이 우리 태양계 행성가족들 족보에 이름을 올린다면 어떨까?

 

화성과
화성(Mars)과 목성(Jupiter) 사이의 무수한 점들이 바로 소행성들이다. Credit. NASA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많은 소행성들이 떠다니는 이른바 소행성대가 자리잡고있다. 뿐만 아니라 목성의 궤도상에는 목성의 앞과 뒤쪽에 소행 그룹이 자리하고있다.

화성과 목성 사이를 돌고있는 소행성들을 Main asteroid belt라고 하고, 목성 궤도상에 자리하고 있는 소행성들을 Trojan asteroids라고 부른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있는 이런 소행성들은 아주 일반적으로 생김새가 불균질한 못생긴 감자와도 비슷한 형상을 띄고있다. 또한 크기도 수백 m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1801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둥글고 거대한 천체가 발견된다. 바로 세레스(Ceres)이다.

 

세레스(Ceres) Credit. NASA

세레스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 사실 세레스가 1801년에 공식적으로 발견이 되긴 했지만, 세레스의 존재는  그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1772년, 보데는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을 적용하여 화성과 목성 사이에 발견되지 않은 행성의 존재를 주장하였다. 또한 이후 1781년 천왕성(Uranus)이 발견되면서 보데의 주장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었다.

 

티티우스 보데의 법칙에 따르면 행성들은 일정한 법칙에 의해 배열이 되어있다. 이 법칙에 따르면, 수성 0.4AU, 금성 0.7AU, 화성 1.6AU, 목성 5.2AU의 위치에 있어야하는데, 실제 수성은 0.39AU, 금성 0.72AU, 화성 1.52AU, 목성 5.2AU로(1AU= 1억 4,960만km)로 법칙상의 태양으로부터의 거리와, 실제 거리가 거의 일치한다. 천왕성 역시 법칙에 의한 값 19.6AU와 실제 값 19.19AU가 큰 차이가 없었다. 천왕성이 발견되고나서 세레스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졌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천왕성을 통해 법칙이 보다 정확한것을 확인하였으니, 천문학자들은 얼마나 큰 그대를 가졌었을까?

 

세레스와 소행성대의 형성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론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은, 목성의 중력에 의해 형성중이던 하나의 행성이 완전하게 만들어지지 못하고 분해되었다는 것이 세레스와 소행성대의 형성 이론으로 꼽힌다. 만약에 목성의 중력적 작용이 없었더라면 세레스가 다른 소행성들과의 충돌을 통해 더욱 커지게되고, 하나의 어엿한 행성이 되었을 수도 있다.

허블우주망원경, 2004, Credit.NASA

세레스는 지름이 970km으로 소행성대의 전체 질량의 32% 정도를 차지하고있다. 소행성대의 두번째로 큰 천체인 베스타가 9%를 차지하고 있는데, 둘을 합치면 소행성대에 있는 천체들의 질량비율 중 40%를 넘길만큼 큰 천체이다. 또한 2006년에 그 표면이 둥글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공식 발표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레스는 1801년부터 1860년대까지 반세기가량 행성으로 분류되었다가 그 이후 계속해서 왜행성으로 불리고 있다. 

너무나도 긴 시간 왜행성으로 불려왔기 때문일까? 세레스는 태양계의 버젓한 가족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3월은 고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태양이 지고나면 서쪽하늘 약 35도 가량에서 세레스를 관측 할 수 있다. 세레스의 겉보기 등급은 6.7 ~ 9.3등급 가량이며, 현재 약 8등급 정도의 밝기를 가지고 밤하늘에서 빛나고 있다.

이번 주말, 숨어있던 우리 태양계의 가족, 세레스를 관측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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