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에 생명을 불어넣다.
적색 거성과 중성자별로 이루어진 희귀 쌍성계 발견
가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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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6 12:23 | 최종 수정 2018.05.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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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A(유럽우주국)의 인테그랄 우주 천문대(Integral space observatory)는 보기 힘든 사건을 관측하였다.
부풀어 오른 붉은 거성에서 방출된 태양풍이 자신의 죽은 동반성을 되살려 강력한 X-선을 우주공간에 내뿜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2017년 8월 13일 우리 은하의 중심부 어딘가에서 강력한 "X-선 폭발(X-ray flare)"이 처음 관측되었다. 이후 인테그랄 천문대는 정확한 지점과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관측을 이어갔다.
그 결과 이 X-선 폭발의 원인은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천천히 회전하는 중성자별(Neutron star)이 이웃한 적색 거성에서 나온 물질을 흡수하며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태양을 비롯하여 태양 질량의 8배까지의 비교적 가벼운 별들은 그 삶의 끝에 붉고 거대한 별로 진화한다. 이 별들의 바깥층은 수백만 킬로미터까지 확장되며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최외각 부분은 최고 수백Km/초의 매우 빠른 속도로 우주공간으로 방출된다.
태양보다 25~30배 정도 무거운 별들은 핵연료를 빠르게 소모하고 "초신성폭발"이라는 거대한 폭발을 통해 생을 마감한다. 그 중심에는 "중성자별(Neutron star)"이라고 알려진 강한 자기장을 가지고 회전하는 시체가 남는다. 지름 10Km밖에 안되는 이 작은 천체에는 우리 태양질량에 맞먹는 물질이 뭉쳐져 있다.
서로가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계를 발견하는 것이 희귀한 일은 아니지만 중성자별과 적색 거성이 쌍성을 이루는 시스템은 현재까지 10개밖에 발견 안 된 매우 드문 현상이다.
"희귀한 쌍성계의 발견으로 인테그랄 천문대는 특별한 순간을 맞았습니다." 라고 논문의 수석저자이자 제네바대학교의 교수인 엔리코 보초(Enrico Bozzo)는 말한다. "적색 거성은 자신의 죽은 동반자에게 충분히 조밀하고 느린 태양풍을 불어넣어 죽은 별의 핵에서 고에너지 방출을 일으켰습니다."
이 쌍성계은 확실히 독특하다. ESA의 XMM-Newton과 NASA의 NuSTAR 우주 망원경은 이 중성자별이 거의 2시간마다 회전하는 것을 알아냈다. 초당 여러번 회전하는 다른 중성자별과 비교할 때 매우 느린 속도다. 이 중성자별의 자기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했다.
강한 자기장은 일반적으로 젊은 중성자별을 가리킨다.(자기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젊은 중성자별이 늙은 적색 거성과 함께 쌍성을 이룬다는 점도 매우 특이하다.
"이 쌍성계는 수수께끼를 품고 있습니다." 엔리코는 이렇게 말한다. "중성자별 자기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감소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중성자별이 나중에 형성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중성자 별이 전통적인 방법(짧은 수명의 무거운 별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중성자별이 되는 방법)으로 생성되지 않고 오랜시간에 걸쳐 적색 거성에 물질을 빼앗기고 백색왜성에서 중성자별로 붕괴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젊은 중성자별과 오래된 적색 거성은 어느 시점에서 부풀어 오른 적색 거성의 방출된 태양풍이 작은 별에 쏟아져들어가 공전을 늦추고 X-선을 방출하게 된다.
"인테그랄을 통해 관측한 지난 15년동안 이러한 천체는 본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처음으로 X-선이 방출되는 현상을 보았습니다." 라고 ESA의 인테그랄 프로젝트 과학자인 에릭 컬커스(Erik Kuulkers)는 말한다. "우리는 이 현상이 길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어떻게 진행되는 지 계속 지켜 볼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큰 변화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출처 - 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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