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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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2 10:33 | 최종 수정 2018.05.3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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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4월 19일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Baikonur) 우주기지에서 소련의 프로톤(Proton)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로켓에는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샬류트 1호(Salyut-1)가 실려있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충격을 받은 소련은 유인 달탐사 계획을 포기하고 유인 우주 계획에 착수하게 된다. 그 결과물이 샬류트 우주정거장이다. 샬류트 1호는 인간의 우주 생활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고 1971년 10월 11일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여 폐기되었다.
우주정거장은 냉전의 대표적인 산물이지만 상호협력을 통한 우주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국은 1973년 아폴로 모듈을 활용해 당시 최대 크기의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Skylab, 1973~1979)을 궤도에 안착시킨다. 위기감을 느낀 소련은 더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계획하지만 당시 소련의 로켓기술로는 스카이랩 크기의 우주정거장도 궤도에 쏘아올리지 못하였다. 이에 소련의 과학자들은 복합모듈형태의 우주정거장을 계획한다. 독자적으로 쏘아올린 모듈들을 궤도상에서 도킹시켜 거대한 우주정거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미르(Mir, 1986~2001) 우주정거장의 건설로 현실화되었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복합모듈형태의 우주정거장을 운영하는 것은 당시의 소련으로서 부담이었다. 결국 1993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미르를 유지할 수 없었던 러시아는 미국과 우주왕복선, 우주 정거장을 공유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후 미르는 7년간 수많은 임무를 성공시키며 우주개발의 한 획을 긋는 우주정거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미르를 통해 상호협력을 통한 우주개발의 가능성을 확인한 주요국들은 국제우주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 ISS) 건설에 협력하였다. 지금 이순간도 우리 머리위를 날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 브라질이 참가한 최대 규모의 국제합동 프로젝트로 축구경기장 크기에 맞먹는 거대한 규모의 복합모듈 우주정거장이다.
중국은 이러한 국제협력 우주개발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독자적인 우주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2011년 9월 20일 중국 주취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톈궁(天宮) 1호는 이러한 중국의 바램을 잘 나타낸다. 실험실과 동력전달의 2개모듈로 이루어진 톈궁 1호 발사에 이어 중국은 2016년 9월 15일 우주인의 장기 체류가 가능한 톈궁 2호 발사에도 성공한다.
톈궁 발사의 성공을 토대로 중국은 낙후국가라는 이미지를 떨쳐내고 우주개발기술에 있어 미국과 러시아에 이은 3인자라는 것을 확정하였다. 중국은 2020년까지 ISS와 같은 대규모 우주 정거장인 톈궁 3호를 독자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늘의 궁전"이라는 뜻을 갖는 톈궁에는 중국의 꿈이 담겨있다. 오늘(2018년 4월 2일) 만우절 장난처럼 톈궁 1호가 임무를 끝마치고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하여 최후를 맞이하였다. 중국이 톈궁 1호의 제어권을 상실하여 많은 우려을 받았지만 결국 아무런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톈궁 1호의 추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부분은 "하늘의 궁전"을 통해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모습, 중국의 미래일 것이다.
(사진출처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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