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영원히 존재하는 안정된 요람(搖籃)일까? 아니면 언제인가는 없어져 버리는 불안정한 공간일까?
위와 같은 우주에 대한 궁금증은 오래토록 과학자들을 괴롭혀왔다. 사실 우주라는 공간은 미지의 곳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실제로 우리가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물질은 전 우주의 4%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96%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암흑의 존재이다.(23%의 암흑물질과 73%의 암흑에너지) 그 4% 중에서도 대부분은 가벼운 수소와 헬륨이고, 우리 주위에 있는 무거운 물질들은 전체 우주의 0.03% 정도밖에 없다. 즉 우주의 대부분은 미지의 존재이고, 인간은 이 4%(실제로는 0.03%)의 물질을 이용해 우주의 존재를 예상해간다. 그리고 그것을 “우주론(宇宙論)”이라 한다.
이렇게 자료가 부실하기 때문에 우주론은 우리에게 명확한 답을 주기 힘들다. 실제로는 이론물리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의 깊은 상상의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어떤 과학자는 이러한 말로 우주론을 표현하였다.
“한번 사색에 빠지면 더욱 깊은 사색으로 빠져들고, 이것이 반복되면 우주론이 탄생한다.”
이러한 우주론은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우주의 상태이다. 우주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요동치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고요하게 정체된 상태일까? 이 두가지 생각은 대폭발이론(빅뱅이론)과 정상우주론(정적우주론)으로 나뉘게 된다.
우주가 요동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이작 뉴턴”의 시기부터 있었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밝혀낸 이후 성직자였던 리처드 벤틀리(Richard Bentley, 1662~1742)에게 이러한 지적을 받게 된다. “만약 우주가 유한하다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모든 별들은 중력의 영향으로 서로 가까워져 결국 중심으로 모여들어 와해될 것이고, 우주가 무한하다면, 각 방면의 중력의 영향으로 모든 별들은 조각조각 찢어지면서 혼돈에 찬 종말이 올 것이다.” 이 당시의 힘은 뉴턴의 중력만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위의 내용은 상당히 논리적인 주장이었다. 중력은 끌어당기는 힘이기 때문에 모든 별이 한 점에 모여서 멸망하던지, 아니면 산산히 조각날 것이었다. 이에 뉴턴은 이러한 제안을 하게 된다.
“우주는 무한하며 또한 지극히 균일하다.”
우주가 무한하며, 또한 어느 방향으로 본다 하더라도 별의 밀도가 균일한 우주를 상상한 것이다. 이러한 우주에서는 각 방향 중력의 영향이 상쇄되어 지극히 평온한 우주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주는 불안전한 논리에 기초하고 있었다. 이러한 우주는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된 것 같지만, 만약 약간의 불안전한 요소가 들어가는 즉시 와해되어 버린다. 이런 아슬아슬한 우주에서는 별 하나가 약간의 요동만 일으켜도 주변의 균형이 연쇄적으로 와해되어 결국 하나의 점으로 붕괴되어 버린다. 만약 이러한 우주가 존재한다면, 이는 어떠한 특별한 힘이 개입되어야 한다. 뉴턴은 “신의 전능한 힘”이 이러한 붕괴를 막아주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뉴턴의 우주론은 또 하나의 난해한 문제점을 야기하였다. “하인리히 빌헬름 올베르스(Heinrich Wilhelm Mattihas Olbers, 1758~1840)”가 제기한 것으로 유명한 이 문제는 “밤하늘은 왜 검게 보이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를 “올베르스의 역설”이라고 부르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만약 우주가 뉴턴이 주장한대로 무한하며 지극히 균일하다면 밤하늘의 어느 방향으로 보더라도 무한한 별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무한한 별들은 무한한 빛을 관측자에게 전달할 것이다. 따라서 밤하늘은 엄청난 빛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보는 밤하늘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이러한 올베르스의 역설은 수백년동안 천문학자 및 물리학자들을 괴롭히는 존재가 되었다. 천재라 불리던 케플러도 이러한 역설에는 두 손을 들고 “우주는 유한하다.” 라는 속편한 결론을 내리고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을 정도이다. 물론 이 역시 해답이 될 수 없다. 밤하늘이 어둡게 보일 정도로 우주가 유한하다는 것은 우주의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으로 이는 이미 우주가 중력으로 붕괴되어 파국으로 치닫는 길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이 문제는 너무도 난해하여 1987년의 조사에 의하면 천문관련서적의 70%가 올베르스의 역설에 잘못된 답을 제시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우주는 뉴턴이 생각한 무한하며 지극히 균일한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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