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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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0 14:08 | 최종 수정 2019.04.2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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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은 죽음의 별이다. 빛마저도 피하지 못하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은 가까이 다가오는 모든 물체를 찢어 버리고 심연 깊숙한 곳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광대한 우주공간은 충분히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 질 수 있는 기괴한 곳이다. 우주의 폭군인 블랙홀이 자신의 강력한 힘을 이용해 죽은 별을 소생시킬 수도 있다.
찰스턴 대학교(College of Charleston)의 천체물리학자인 크리스 프래길(Chris Fragile)박사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블랙홀이 백색왜성의 핵융합반응을 일시적으로 재활성화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프래길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별이나 기타 천체가 블랙홀에 가까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였다. 블랙홀을 지나가는 물체들은 중력에 의해 강력한 조석력을 받는데, 조석력이 그 천체의 중력보다 강해지면 천체는 블랙홀의 중력방향으로 부서지며 결국 블랙홀에 흡수된다.
특히, 백색왜성이 중간 크기의 블랙홀(태양 질량의 약 1,000~10,000배의 블랙홀)에 가깝게 지나가게 되면 블랙홀의 압도적인 조석력에 의해 강력한 신축(伸縮)과 압축(壓縮)을 경험하게 된다. 몇 초동안 지속되는 이 압력은 백색왜성 내부의 핵융합반응을 잠시 재활성화 할 수 있다.
아쉽지만 이 현상이 실제로 관측된 적은 없다. 현재까지 블랙홀에 의한 조력 붕괴 현상(Tidal Disruption Events, 조석력에 의해 천체가 붕괴되는 현상)은 12건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12건 중 백색왜성으로 발생된 것으로 생각되는 현상은 단 한 건도 없다. 하지만 백색왜성과 관련된 조수 붕괴 현상은 여전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구되고 있으며, 블랙홀의 조석력에 의한 백색왜성의 핵융합반응 재활성화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백색왜성의 조력 붕괴 현상은 중간 크기 블랙홀을 찾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백색왜성의 조력 붕괴 현상은 강력한 전자기파 폭발과 중력파 신호를 발생시킨다. 프래길박사는 찰스턴 대학교의 성명서를 통해 “조력 붕괴 현상을 통해 중간 크기의 블랙홀을 찾는 것은 엄청난 발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현재, 또는 미래의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백색왜성의 핵융합반응 재활성화 현상과 중간 크기 블랙홀을 찾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현대 기술이 우주의 현상을 어떻게 발견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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