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등급과 밝기 차
망원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빛에 대한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선 빛에 대한 기초적인 것들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보는 1등성과 6등성은 100배의 밝기 차이를 가지고 있다. 1등성의 별은 6등성의 별보다 100배가 더 밝다. 따라서 1등급 사이에는 약 2.512배(100.4배)의 차이가 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6등성보다 100배 어두운 별은 11등성이 된다 다음 표는 별의 등급에 따른 밝기의 차를 나타낸 것이다.
눈이 좋은 사람이 맑고 어두운 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별은 6등성 정도이다. 보통 사람들은 6등성보다 어두운 별들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동공의 최대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동공은 우리 눈에서 빛이 들어오는 구멍을 말한다. 밝은 곳에서는 동공의 크기가 작아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커진다. 동공이 커지면 그만큼 많은 빛을 모을 수 있고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동공의 크기가 무한정 커질 수는 없다. 평균적으로 7mm 정도가 최대 크기가 된다. 만약 동공의 크기가 10mm쯤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7등성까지도 확인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거의 없다.
더 어두운 별을 보려면?
그렇다면 더 어두운 별들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위적으로 동공의 크기를 늘릴 수 없는 이상 다른 방법으로 더 많은 빛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천체망원경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망원경의 렌즈는 우리 눈에 비해 매우 큰 면적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사람의 눈보다 더 많은 양의 빛을 모을 수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눈으로 볼 때보다 더 어두운 천체, 6등성보다 더 어두운 별을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100mm 구경의 망원경은 우리 눈보다 200배 이상 많은 양의 빛을 모을 수 있고 그 결과 11.8등급의 별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망원경의 렌즈나 반사경의 구경이 클수록 망원경의 성능은 좋아진다. 아래 표는 망원경의 구경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어두운 별의 등급(한계등급)을 보여주고 있다.
이론적으로 어떠한 망원경이라도 일단 구경이 정해지면 그 한계등급보다 어두운 별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60mm 천체망원경으로는 10.7등급 이하의 별은 절대로 볼 수가 없게 된다.
위 표에 나오는 집광력은 우리 눈으로 모을 수 있는 빛의 양보다 몇배나 많은 빛을 모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망원경 렌즈의 면적을 동공 최대 면적 (지름 7mm일 때)으로 나눈 비이다.
배율을 높이면 밝기는 감소한다.
천체망원경은 배율이 딱 정해져 있지 않다. 접안렌즈(아이피스, Eyepiece)를 바꿈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배율을 선택해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배율을 무한정 높일 수는 없다. 배율을 높일수록 상의 밝기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상의 밝기가 감소한다." 이 말은 천체망원경으로 보는 별의 밝기가 배율을 높임에 따라 감소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망원경으로 보는 별의 밝기는 그 별의 자체 밝기와 망원경의 구경에 의해서 정해진다. 그럼 도대체 상의 밝기가 감소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배율을 높이면 망원경으로 보는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만약 50배의 배율로 밤하늘 어딘가를 봤을 때 8등급의 별이 16개가 보였다고 가정해 보자. 배율을 100배로 바꾼다면 보이는 면적은 50배로 볼 때보다 1/4로 감소하게 되고 8등급의 별이 평균적으로 4개만 보이게 된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역시 1/4로 감소하는 셈이고 따라서 이 경우에 상의 밝기가 감소했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앞에서 든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배율을 2배 더 높이면 보이는 면적은 1/4로 감소하고 상의 밝기도 평균적으로 1/4 감소한다.
별의 밝기와 성운, 성단 등의 밝기는 다르다.
역시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자. 목성 표면의 밝기가 전체적으로 균일하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목성을 100배 확대해서 보면 목성의 면적이 눈으로 볼 때보다 10000배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목성의 빛이 10000배 커진 표면에 균일하게 퍼져야 하기 때문에 표면의 밝기는 1/10000로 감소하게 된다. 즉 배율을 높이면 높일수록 표면의 밝기는 감소하게 된다.
그렇다면 별도 배율을 높이면 밝기가 감소할까? 그렇지 않다. 별은 워낙 멀리 있어서 아무리 배율을 높이더라도 한 점으로 보이게 된다. 배율을 높여도 면적이 넓어지지 않기 때문에 밝기는 변하지 않는다.
목성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망원경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성운이나 성단, 은하 등은 일정한 면적을 가지고 있다. 배율을 높이면 보이는 시야가 좁아지고 면적이 넓어진다. 그리고 그에 따라 망원경으로 보는 이들 상의 밝기가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성운이나 성단, 은하 등을 볼 때 무작정 배율을 높이는 것은 좋지 않다. 사용하는 망원경의 구경에 따라 확대할 수 있는 배율에 한계가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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