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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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4 14:38 | 최종 수정 2018.08.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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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하가 속해 있는 국부은하군(local group of galaxies, 局部銀河群)에는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를 비롯한 약 30여개의 은하가 속해 있다.
이 중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 M31)는 다른 은하에 비하여 그 크기가 매우 크다. 세 번째로 거대한 은하인 삼각형자리 은하(Triangulum galaxy, M33)와 비교하면 질량이 10배 이상 크다. 우리은하와 같은 거대 은하의 발생 원리를 밝히는 것은 천문학자들의 오랜 숙제와 같았다.
2018년 7월 23일 학술지 “Nature Astronomy”에 발표된 한 편의 논문은 이 오랜 수수께끼에 하나의 힌트를 제공할 지도 모른다. 미시간 대학교(The University of Michigan)의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와 가장 가까운 대형 나선 은하인 안드로메다 은하가 20억년 전 또 다른 거대 은하를 조각 내고 흡수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흡수된 은하는 더 이상 나선형 구조로 존재하지 못하고 M32라고 불리는 안드로메다은하의 위성은하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 대학교의 천문학자들은 M32와 안드로메다 은하 주위를 후광처럼 감싼 별들의 분포를 연구하였다. 연구원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안드로메다 은하의 바깥쪽 희미한 후광에 있는 대부분의 별들이 하나의 큰 은하가 파괴되어 형성되었음을 밝혀냈다. 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거대한 후광 속에 원시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충돌 흔적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번 연구는 안드로메드 은하의 위성은하 M32의 비밀을 밝히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M32는 오래된 타원은하로 생각되어지나 그 안쪽에는 많은 어린 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중심은 높은 밀도로 단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이런 특징을 갖고 있는 작은 은하는 M32가 유일하다. 하지만 M32가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로 흡수된 거대 은하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느정도 해답이 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 원시 은하를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의 잃어버린 형제(long-lost sibling)라고 이름붙였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붕괴된 은하(M32p)는 수십억년 전 우리 국부은하군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구성원으로 M32와 비교하면 20배 이상의 질량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말 그대로 ‘유레카’의 순간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은하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라고 논문의 수석저자인 리처드 다우자(Richard D’Souza)는 자신의 소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와 그 후속 연구를 통해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와 같은 거대 은하가 어떻게 진화하고 병합되는지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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