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착륙 경쟁

김일훈 기자 승인 2019.05.04 19:00 | 최종 수정 2019.05.10 15:14 의견 0

지구 궤도에서의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경쟁은 이제 달로 향하게 되었다. 누가 먼저 달에 사람을 보내 표면을 걷게 하느냐에 미국과 소련의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다. 사람을 달에 착륙 시키기 위해선 먼저 무인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내서 사진 촬영 등으로 안전한 착륙지를 선정하여야 했다. 무인 달 탐사는 파이어니어 계획으로 미국이 먼저 시작을 하였으나 발사 과정에서의 폭발 등 실패가 이어졌다. 소련은 루나 계획으로 무인 달 탐사에 도전하였고, 루나 1호는 최초로 달 궤도에 도달하였고, 루나 2호는 최초로 달에 충돌하였으며, 루나 3호는 최초로 달 뒷면 촬영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1966년에는 루나 9호를 최초로 달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소련에게 우주개발과 관련된 모든 "인류 최초"의 타이틀을 빼앗긴 미국은 인간을 최초로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에 박차를 가하여 마침내 인류 최초로 달에 사람을 착륙시키는데 성공하게 된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에 앞서 달 표면을 근접 촬영하는 레인저 계획, 달 지도를 제작하는 루나 오비터 계획, 그리고 달에 연착륙하여 달 표면의 경도 및 조성을 탐사하는 서베이어 계획을 진행하였다. 레인저 계획, 루나 오비터 계획 그리고 서베이어 계획은 모두 유인 우주선이 안전하게 달 궤도에 도달 및 착륙할 수 있는 기술을 시험하고 안전한 착륙 지점을 찾는 것으로 위해 진행 되었다.

닐 암스트롱이 촬영한 올드린의 모습 @NASA

그렇게 모든 준비 과정을 끝낸 후 UTC 기준으로 1969년 7월 20일 20:17:40에 아폴로 11호의 착륙선 이글호가 고요의바다에 착륙하게 되었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성조기를 세우고 달의 진동을 측정하는 월진계를 설치하였으며, 지구-달 사이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 반사판도 설치하였다. 또한 사고로 세명의 우주비행사가 사망했던 아폴로 1호의 휘장,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의 유품 그리고 평화의 상징인 월계관 등이 담긴 상자를 달에 남겨 두었다.

아폴로 11호의 선장으로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딛게 된 닐 암스트롱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

 

달에 남겨져 있는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NASA

이후 아폴로 12호, 14호, 15호, 16호, 17호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에 착륙했으며 382kg의 달 표본을 지구로 운반하였다. 한편 사람을 달에 착륙 시키는 경쟁에서 미국에 패한 소련은 계속해서 무인 달 탐사선인 루나를 달에 보냈고 루나 16호와 루나 20호 그리고 루나 24호는 달 표본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 하였다. 소련이 루나 계획으로 지구로 가지고 온 표본은 총 326g 이다.

루나 16호의 모형 @Russianspaceweb

아폴로 계획이 끝나갈 무렵인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재사용이 가능하고 저렴한 우주왕복선 개발 계획을 발표 하였고, 이로써 아폴로 계획에 사용되었던 새턴V 로켓의 생산은 중단 되게 된다. 이미 생산 되어 있던 새턴V 로켓은 소련과의 공동 프로젝트인 아폴로-소유즈 계획과 미국의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에 사용 되었다. 아폴로-소유즈 계획은 1972년에 미국과 소련의 합의로 시작이 되었고, 1975년 7월 17일에 시행되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미국과 소련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위해 각종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았던 아폴로-소유즈 계획은 우주 개발 협력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아폴로 계획이후 소련은 샬루트와 미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여 거대하고, 거주가 가능한 우주과학실험실을 마련하였다. 미르(Мир)는 러시아어로 평화를 의미하며, 1986년에 발사하여 2001년에 다시 지구 대기로 재진입 하면서 수명을 다하였다. 미르는 운용기간동안 지구를 9만바퀴 이상 순회하였고, 러시아 우주인 42명, 미국 우주인이 7명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의 우주인도 55명이 방문하여 2만여회의 실험을 진행하였고, 미국 우주왕복선의 도킹 모듈도 건설 되는 등 우주개발의 국제 협력 시대를 열었고, 이후 국제 우주정거장 건설의 기초가 되었다.

미르에 도킹하기 위해 접근하는 우주왕복선에서 촬영한 사진 @NASA

김일훈 경희대학교 우주과학 박사

- 다파장 편광관측을 통한 달표토 특성연구

- 연구탐사 및 관측기기 개발

- 현 에스엘랩 부설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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