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 설명할 관측대상은 성단입니다. 성단[ 星(별 성) 團(모일 단) ]은 말 그대로 별들이 모인 별들의 단체를 의미합니다. 많은 별들이 모여서 집단을 이루고 있는 성단 중에서도 구상성단이라고 하는 관측 대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구상성단의 이름의 유래
구상[ 球(공 구) 狀(모양 상) ]은 공 모양처럼 둥근 모습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즉 구상성단이란 공 모양처럼 둥근 모습으로 보이는 별들의 단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구상성단은 통상적으로 산개성단과 비교했을 때 100억년 이상을 존재한 아주 나이가 많은 별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별의 개수도 산개성단보다 훨씬 많습니다. 태양계 주위에 있는 별들의 밀도를 1이라고 가정한다면 10이상, 중심부로 갈 경우 더 많은 별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100에서 1000 이상의 밀도로 별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현재의 밤하늘만 하더라도 관측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수천 개의 별을 볼 수 있는데, 만약 지구가 구상성단의 한가운데에 위치한다면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구상성단의 특징
이러한 구상성단의 생성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구상성단마다 다른 이유로 생성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상성단의 생성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은하와 은하가 서로 합쳐지거나 많은 가스들이 유입되는 경우 폭발적으로 많은 별이 생성되면서 생성될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NGC4038과 NGC4039 두 은하가 합쳐져 마치 더듬이 모양처럼 보인다고 하는 안테나 은하를 허블 망원경으로 관측했을 때 젊은 구상성단이 탄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우리 은하는 다른 은하와 합쳐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구상성단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젊은 구상성단이 없다는 특성과도 잘 부합합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안드로메다 은하와 합쳐지게 되면 새로운 구상성단이 생겨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두 번째로는 구상성단이 주변의 왜소 은하의 잔해인 것으로 보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남반구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밝은 구상성단인 오메가 센타우리(NCG5139)의 경우는 다른 구상성단들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메가 센타우리의 내부에 포함되어 있는 별들은 다른 구상성단들처럼 비슷한 나이의 별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나이를 가지고 화학적 조성이 다른 여러 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위에 언급한 것처럼 동시에 탄생하는 구상성단의 생성과는 달리 여러 번에 걸쳐 생성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성단 내부의 죽은 별인 초신성이 강한 중력으로 인해 다시 별이 되려면 아주 거대한 중력을 가진 천체, 즉 은하인 경우라면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오메가 센타우리는 과거에 우리 은하 주변에 있던 왜소 은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상성단 관측
하지만 11월은 구상성단을 보기 적합한 달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즉 북반구에서 볼 수 있는 구상성단 중 밝고 잘 보이는 구상성단인 ‘M13’과 ‘M3’은 봄에서 여름철에 주로 관측하는 대상입니다. 이 구상성단 둘은 모두 봄철 밤하늘에 떠오르는 대상들입니다. M3은 목동자리와 사냥개자리의 사이에 위치를 하고, M13은 헤라클레스자리에 위치를 합니다. 이 별자리들은 11월인 지금은 보기 힘든 별자리들이죠. 이러한 구상성단들은 봄에서 여름철이 적기입니다. 구상성단은 우리은하의 중심부와 헤일로 부근에서 주로 발견되는데, 은하 중심부의 경우 단위 공간 당 존재하는 구상성단의 개수가 은하 헤일로에서 발견되는 구상성단보다 더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은하의 중심에 해당하는 궁수자리 근처에서는 M22와 같은 구상성단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관측 할 경우 궁수자리는 고도가 낮기 때문에 광해나 구름 등의 방해요인이 많습니다. 더 남쪽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더 높은 고도에서 선명히 보이는 구상성단을 관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구상성단을 정말 제대로 관측하려면 약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상성단은 일반적으로 산개성단과는 다르게 별과 별 사이의 거리가 매우 좁습니다. 또한 겉보기등급이 낮은 대상이 많기 때문에 관측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작은 구경의 망원경으로 관측을 하게 될 경우 어두워서 찾기 힘들 수 있고, 별이라는 느낌보다는 뿌연 구름이 있는 느낌으로 보일 것입니다. 파인더 혹은 쌍안경으로 볼 경우에는 어두운 별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작은 구경의 천체망원경은 집광력이 낮고 분해능이 작기 때문에 구상성단을 관측할 때 구상성단의 디테일한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집광력과 분해능이 우수한 큰 구경의 천체망원경으로 볼 경우 작은 망원경으로 볼 때와는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소구경 망원경으로는 하나의 어두운 덩어리처럼 보이는 반면, 대구경으로 볼 경우 낱낱이 분해되는 별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장비가 없거나 구경이 너무 작아서 시도하기 어려운 분들, 혹은 한번도 대구경 망원경으로 구상성단을 관측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꼭 대구경 천체망원경을 보유한 천문대에 방문해서 관측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구상성단을 미터급의 대구경 망원경을 이용해서 맨 눈으로 직접 봤을 때, 무수히 많은 깨어진 유리 조각의 느낌을 받았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늦은 겨울철 새벽시간에 떠오르는 M3을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의 강렬했던 첫 느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제가 느꼈던 기쁨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마치며
구상성단의 경우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많은 비밀을 갖고 있는 천체입니다. 이러한 구상성단을 계속 연구하다 보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구상성단을 잘 살펴보다 보면 지금껏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주의 비밀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낼 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우주 연구의 단서가 될 구상성단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활발히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겨울이 시작할 무렵 산개성단에 대한 내용의 글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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