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첫 번째 행성 수성

잘 보이지만 보기가 힘들어요

최순학 기자 승인 2019.06.12 13:33 | 최종 수정 2019.08.08 14:20 의견 0

이번에 다룰 주제는 수성입니다. 행성 중 가장 밝은 5가지는 아주 밝기 때문에 맨 눈으로도 충분히 관측이 가능합니다. 수성도 이 오행성에 속하는 맨 눈으로 볼 수 있는 행성입니다. 해가 질 무렵 서쪽 하늘이나 해가 뜨기 전 새벽에 동쪽 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달 24일은 수성이 동방최대이각에 위치를 하며 해가 질 무렵 서쪽하늘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수성은 내행성으로서 지구보다 안쪽의 궤도에서 공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경우 공전주기 59일을 주기로 태양 주변을 왕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최대이각일 경우라면 약간이기는 하지만 다른 때 보다 오래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맘때가 수성관측의 적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방최대이각일 경우 새벽 시간대에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열정을 쏟지 않으면 관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성의 최대이각
수성의 최대이각

위에 언급된 최대이각의 개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각이란 지구상의 관측자가 볼 때 어떤 천체가 태양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각도로 나타낸 것을 말하는데, 이각이 최대가 될 때를 최대이각이라고 합니다. 금성의 최대 이각은 약 48도로 일정한 편인 것에 비해 수성의 최대이각은 약 18도에서 28도정도로 변화가 심한 편입니다. 이는 수성의 공전궤도가 타원형이고 근일점 자체가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규칙한 수성의 궤도를 과거부터 계산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뉴턴역학적 관점에서의 계산으로는 근소한 오차가 발생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를 1859년 프랑스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위르뱅 르베리에는 수성 궤도의 근일점 이동이 수성과 태양 사이 다른 행성의 중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가상의 행성의 이름을 벌컨(Vulcan)이라고 명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벌컨은 존재하지 않는 행성이었고 수성 궤도의 특이점은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수성이 태양과 너무 가까운 곳에서 공전하고 있어서 태양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발생한 현상입니다.

 

 

 

 

지구에서 본 수성의 동방최대이각
지구에서 본 수성의 동방최대이각

흔히들 동방, 서방최대이각의 의미를 착각하곤 합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동방최대이각은 태양의 동쪽 방향, 서방최대이각은 태양의 서쪽 방향이 됩니다. 동방최대이각일 경우는 해가 지는 서쪽 방향에서 관측이 되고, 서방최대이각일 경우는 해가 뜨는 동쪽 방향에서 관측이 됩니다. 동방최대이각이라고 해서 동쪽에서 뜬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각은 태양을 기준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라는 점을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달의 상현에 해당하는 수성의 위상
달의 상현에 해당하는 수성의 위상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할 경우 수성의 모습은 어떻게 보일까요? 수성과 금성같은 내행성들도 달처럼 위상변화를 관찰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망과 삭에 해당하는 위상일 경우는 태양과의 각거리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최대이각에서 관측 가능한 모습은 상현과 하현의 위상입니다.

이번 동방최대이각을 이룰 무렵 수성의 모습은 상현달처럼 오른쪽 절반이 밝게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4일을 기준으로 수성은 해가 지는 서쪽방향에서 저녁 8시경 지평선 위쪽으로 약 16도 정도의 고도에 위치합니다. 고도가 낮게만 관측되기 때문에 관측 시 아주 선명한 상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상당히 밝게 보이기 때문에 어둡게 보이는 딥스카이(Deep sky) 관측처럼 많은 집광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의 소구경 망원경으로도 관측이 가능합니다. 즉 비싼 장비가 없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누구나 비교적 쉽게 관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배율로 봐야하기 때문에 초점거리가 아주 짧은 접안렌즈가 필요합니다. 50배 이하의 저배율에서는 점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적어도 100배율 이상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메신저호
메신저호
메신저호가 촬영한 수성의 모습
메신저호가 촬영한 수성의 모습

수성은 관측난이도도 높은 편이고 실제로 탐사하기도 아주 까다로운 행성입니다. 오히려 훨씬 멀리 있는 목성이 탐사선을 보내기 더 쉽다고 합니다. 수성은 태양과 가까운 궤도상에서 강한 중력을 받고 있고 빠르게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탐사선이 수성으로 이동할 경우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기 위한 로켓연료보다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아직까지도 수성에는 매리너 10호와 메신저, 2대의 탐사선이 방문했습니다.

 

 

 

 

메르쿠리우스
17세기에 조각된 메르쿠리우스상

수성이 머큐리(Mercury)로 불리는 이유는 수성의 빠른 공전주기 때문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다른 행성들 보다 빨리 천구상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고 발이 빠른 신인 헤르메스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헤르메스는 고대 로마에서 상업과 교역 메르쿠리우스(Mercurius)와 동일시되었다고 합니다. 이 메르쿠리우스에서 유래되어 현재에도 많은 나라에서 수성을 머큐리로 부르고 있습니다.

또한 마야문명에서는 수성을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전령의 의미로 올빼미라고 칭하였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왔다갔다 하는 수성을 옛날 사람들은 소식을 전하기 위한 전령으로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수성은 다른 행성에 비해서 관측시간이 짧기 때문에 관측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간을 잘 맞춰서 관측을 하면 만날 수 있습니다.

24일 해 진 직후에 서쪽 하늘에서  
노을 사이에서 반짝 빛나는 수성을 만날 수 있게 될 겁니다~^^
수성을 찾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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