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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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14:59 | 최종 수정 2019.04.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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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우주의 탄생이 있다는 “대폭발우주론(빅뱅우주론)”과 우주는 탄생하지도 않고 영원하다는 “정상우주론”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전에 이야기한 “초기조건”의 문제로 인하여 대폭발우주론보다는 정상우주론이 (많은 오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천문학자 및 물리학자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폭발우주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물리학자가 “조지 가모브(George Gamow, 1904~1968)” 이다. 조지 가모브는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물리학자로 우주론뿐만이 아니라 핵물리학과 심지어는 DNA까지 연구한 천재 중의 천재였는데, 1949년 BBC방송 토론에서 프레드 호일의 상대자가 바로 조지 가모브였다.
그는 현재 팽창하는 우주 상태라면 우주는 분명 탄생의 순간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였고, 또한 그러한 탄생의 순간은 매우 격렬하여 그 흔적이 아직까지 우주공간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우주공간의 모든 물질들은 우주의 격렬한 탄생의 순간에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모브의 주장은 곧장 폐기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우주 탄생의 흔적(우주배경복사라 한다.)을 찾을 수 없었을 뿐더러, 연구를 지속함에 따라 탄생의 순간 모든 물질이 순차적으로 만들어 질 수 없음이 밝혀진 것이다. 그럼에도 가모브는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사실 조지 가모브도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한다는 것에 조금 회의적이긴 하였다. 왜냐하면 당시 가모브가 계산한 우주배경복사의 온도는 약 5K(절대온도, -273℃가 0K이다.)로 매우 낮아 관측이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모브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한다면, 대폭발우주론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조지 가모브를 비롯한 여러 천문학자들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는데, 그 발견의 공로는 엉뚱한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바로 아노 펜지어스(Arno Penzias, 1933~)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1936~)이 그들이다. 그들은 1965년 뉴욕 뉴저지의 벨연구소에서 라디오망원경(전파망원경)에 잡힌 신호를 분석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그때 원치 않는 잡음이 계속해서 감지되는 이상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그 신호는 특정방향에서만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균일한 강도로 감지되었다. 그들은 망원경의 수차가 원인이라고 생각하여 망원경의 표면을 열심히 닦아내었다. 하지만 잡음은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관측되었다. 당시 그들은 알지 못했지만, 이것이 바로 우주배경복사였다. 그리고 이렇게 관측된 우주배경복사의 온도는 원래 예상보다도 더 낮은 3K(현재 정확한 관측으로는 2.725K이다.)정도였다. 이 공로로 펜지어스와 윌슨은 197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러한 우주배경복사는 전 우주에 골고루 퍼져있기 때문에 우리도 관측이 가능하다. 텔레비젼의 안테나가 정확한 신호를 받지 못할 때, 텔레비젼에는 지직거리는 점들만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러한 점들 중 몇몇은 우주 초창기의 빛인 우주배경복사이다.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은 정상우주론에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 정상우주론으로는 우주배경복사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호일은 1965년 자신의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대폭발우주론은 현재까지 우주 탄생의 정설로써 믿어지게 되었다. 현재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주배경복사는 우주가 탄생한지 약 38만년 뒤의 빛이다.
하지만 대폭발우주론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우주의 탄생의 순간이 어떠했는지와 전에 이야기한 “초기조건”의 문제 및 우주 물질의 문제까지 명확한 설명을 못한 것이다. 이에 학자들은 이 문제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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