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망원경 개론] 망원경의 초점거리와 구경비(F수)

스페이스타임즈 승인 2018.02.02 17:36 | 최종 수정 2018.05.30 13:29 의견 0
그림 : 반사망원경의 광로(반사경에서부터 초점이 맺어지는 곳 까지가 초점거리)
그림 : 반사망원경의 광로(반사경에서부터 초점이 맺어지는 곳 까지가 초점거리)

망원경의 초점거리와 구경비(F수)란?

망원경의 렌즈(굴절망원경)나 반사경(반사망원경)은 멀리서 온 빛을 한 점으로 모으는 역할을 하는데 빛이 모이는 한 점을 초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렌즈나 반사경의 표면으로부터 초점까지의 거리를 초점거리라고 한다. 이 초점거리는 구경과 함께 망원경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수치로 보통 밀리미터(mm) 단위로 표시된다.
구경비는 흔히 F수라고도 하는데 이는 망원경의 초점거리를 구경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 F수는 흔히 초점거리 대신 망원경의 재원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F수 = (망원경의 초점거리) / (망원경의 구경)

 

초점거리는 배율과 관계된다.

망원경의 초점거리가 중요한 이유는 초점거리가 배율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볼 때는 접안렌즈를 사용한다. 천체망원경의 배율은 망원경(대물렌즈)의 초점거리와 접안렌즈의 초점거리, 두 가지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망원경의 초점거리를 접안렌즈의 초점거리로 나눈 값이 바로 천체망원경으로 보이는 상의 배율이 되는 것입니다.

배율 = (망원경(대물렌즈)의 초점거리) / (접안렌즈의 초점거리)

따라서 하나의 망원경을 가지고도 다양한 초점거리를 가지는 접안렌즈를 사용함으로써 다양한 배율을 얻을 수 있다. 예를들어 초점거리가 1000mm인 망원경에 초점거리가 20mm인 접안렌즈를 끼운다면 그 배율은 50배가 되고 10mm인 접안렌즈를 끼우면 이번엔 100배의 배율을 얻게 된다. 마찬가지로 초점거리가 500mm인 망원경이 있다면 20mm 아이피스로는 25배, 10mm 아이피스로는 50배의 배율이 된다. 즉 망원경(대물렌즈)의 초점거리가 길면 같은 접안렌즈를 사용했을 때 더 높은 배율로 관측할 수 있다.

흔히 천체망원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이 망원경은 몇 배인가요? "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천체망원경은 배율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초점거리가 길면 좋을까?

앞에서 초점거리가 길면 같은 접안렌즈를 사용했을 때 더 높은 배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초점거리가 길수록 좋은 망원경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배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상의 밝기가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망원경의 구경과 대상의 밝기, 크기에 따라 적합한 관측 배율을 결정해야 한다. 무작정 초점거리가 긴 망원경을 선택해서는 안 되며, 망원경의 초점거리와 구경의 비를 생각해야만 하는데 이것이 바로 앞에서 설명한 바 있는 구경비, F수이다.

 

F수와 배율, 상의 밝기의 관계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천체망원경의 F수는 대개 4 ~ 10 사이의 값을 갖는다. F수가 작은 것은 구경에 비해 초점거리가 비교적 짧은 것들이고, F수가 큰 것은 구경에 비해 초점거리가 비교적 긴 것들을 뜻한다. 이러한 F수에 따라 천체망원경의 성능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면서 알아보도록 하자.

1. 같은 접안렌즈를 사용한 같은 구경, 다른 F수의 망원경

구경이 8인치(구경 200mm)로 동일한 천체망원경을 생각해보자. 한 천체망원경(A)은 F수가 4(초점거리 800mm)이고 또다른 하나(B)는 F수가 6(초점거리 1200mm)이다. 여기에 20mm 접안렌즈를 장착하면 A는 배율이 40배, B는 60배가 된다. 두 망원경은 같은 구경을 가졌기 때문에 배율이 낮은 쪽이 그만큼 밝은 상을 보여준다.

같은 접안렌즈를 사용한 같은 구경, 다른 F수의 망원경의 밝기 차이는 F수 제곱의 역수에 비례한다. 즉, F수가 작은 망원경이 배율은 낮지만 더 밝은 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2. 같은 배율을 사용한 같은 구경, 다른 F수의 망원경

역시 앞에서 예로 든 A, B 두 망원경을 생각하자. A는 20mm 접안렌즈를 장착하고, B에는 30mm 접안렌즈를 장착했다. 그렇다면 두 망원경의 배율은 모두 40배가 될 것이다. 이때의 상의 밝기는 양쪽이 모두 똑같다. 상의 밝기는 구경과 배율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3. 같은 아이피스를 사용한 다른 구경, 같은 F수의 망원경

이번에는 구경 200mm, F수 6(초점거리 1200mm)의 망원경(B)과 구경 100mm, F수 6(초점거리 600mm)의 망원경(C)를 비교해보자. B, C에 같은 20mm 접안렌즈를 장착했을 때 B의 배율은 60배, C의 배율은 30배가 된다. 하지만 이때 두 망원경에서 보이는 상의 밝기는 똑같다. 배율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만큼 비례하여 구경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양쪽의 상의 밝기는 같은 것이다. 이렇게 고배율에서도 밝은 상을 얻게 되는 것이 대구경 망원경의 장점이다.

즉, 같은 F수의 망원경은 같은 접안렌즈를 사용했을 때 상의 밝기가 같다. 다만 구경이 큰 망원경일수록 배율이 커지게 된다.

4. 같은 배율을 사용한 다른 구경, 같은 F수의 망원경

역시 B와 C를 가지고 생각해보자. B에는 20mm 접안렌즈를 사용하고 C에는 10mm 접안렌즈를 사용할 때, 두 망원경 모두 배율은 60배가 된다. 이때의 상의 밝기는 B가 4배 더 밝다. (밝기는 구경의 면적에 비례한다.) 같은 배율에서는 구경이 큰 망원경이 그만큼 밝다.

정리하자면 F수가 작은 망원경들은 배율을 많이 올리지 못하지만 그만큼 밝은 상을 보여주며, F수가 큰 망원경들은 배율을 많이 올릴 수는 있으나 그만큼 상이 어두워진다. 물론 이러한 차이는 접안렌즈스를 바꿔줌으로써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피스의 초점거리도 어느 정도의 범위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밝은 상을 원할 경우에는 F수가 작은 망원경을, 높은 배율을 원할 경우에는 F수가 큰 망원경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F수나 초점거리는 비단 이런 문제에만 연관된 것은 아니다. 초점거리에 따라 망원경의 성능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

사진 : 단초점 굴절 망원경의 대표격인 Pentax SDUF II (F4)
사진 : 단초점 굴절 망원경인 Pentax SDUF II (F4)

F수와 망원경의 성능

F수가 큰 망원경은 수차가 적어 만들기 쉽다.

망원경의 F수가 클수록 색수차를 비롯한 망원경의 각종 수차들이 없어지고, 그 결과 매우 선명한 상을 얻을 수 있다. 반면 F수가 작아지면 그만큼 렌즈나 반사경의 가공이 어렵게 된다. 특히 굴절망원경의 경우엔 단초점(F수가 작은) 망원경을 만드는 것이 특히 어려우며, 그로 인해 단초점 굴절망원경은 수차제거를 위해 고급 소재를 사용한 렌즈를 많이 쓰게 되고 가격이 매우 비싸지게 된다.

F수가 작은 망원경은 천체사진촬영에 적합하다.

F수는 사실 카메라 렌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개념이다. 실제로 접안렌즈를 뺀 천체망원경은 그 자체로 망원렌즈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접안렌즈 대신 카메라를 장착하면 망원경을 망원렌즈로 이용하여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쓰는 DSLR카메라를 생각해 보자. 우리가 흔히 표준렌즈라고 부르는 렌즈는 초점거리가 50mm인 렌즈(풀프레임기준)를 말합니다. 만약 카메라의 렌즈를 빼고 이를 초점거리가 1000mm인 망원경과 연결했다고 하면 이때 사진은 표준렌즈로 촬영한 사진보다 훨씬 더 확대된다. 이런 촬영방법을 직초점 촬영이라 하며 현재 천체사진의 대부분이 이런 방법으로 촬영되고 있다.

같은 구경의, 다른 F수를 가진 망원경으로 촬영을 한다면 F수가 작은 망원경이 더 넓은 영역을 담을 수 있고 또 더 밝은 상을 보여줍니다. 이는 사진의 노출시간을 더 짧게 할 수 있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 천체사진촬영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 주게 된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상의 밝기는 구경과 배율에 관계된다. 천체사진촬영에 있어서는 접안렌즈없이 카메라가 이를 대신하므로 상의 밝기는 오직 구경비인 F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F수가 작을수록 상이 밝고 F수가 클수록 상이 어둡다. 그럼 구경이 커지면 천체사진에 어떤 효과가 있게 될까? 같은 F수의 망원경이 구경이 다르다면 사진의 배율이 달라진다. 구경이 클수록 더 확대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진 : F8의 중단초점 굴절망원경 Takahashi FS102
사진 : F8의 중단초점 굴절망원경 Takahashi FS102

어떤 F수의 망원경을 선택할 것인가?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F수는 망원경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F수에 따라 천체망원경의 용도도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제 반사, 굴절 그리고 장초점, 단초점 이 두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서 각각의 망원경의 특성과 용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1. 장초점 굴절망원경

일반적인 형태의 굴절망원경으로 F수가 큰 값을 가지는 것을 장초점 굴절망원경이라고 한다. 초점거리가 길어서 특별히 좋은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도 수차가 적은 어느 정도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고급 소재를 사용한 것이 드물고 대체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편이다. 고배율을 얻기 쉬워 월면 관측, 행성 관측 등에 적합한 기종이라 할 수 있으며 사진촬영에서는 역시 밝은 대상인 달과 행성의 확대 촬영에만 부분적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굴절망원경의 장점인 뛰어난 콘트라스트(대비) 덕분에 밝은 성운 등 일부 Deep Sky 관측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하다.

2. 단초점 굴절망원경

F수가 작은 굴절망원경으로, 일반적으로 F6 이하를 말한다. 짧은 초점거리로 인한 여러가지 수차의 영향을 없애기 위해서 고급 소재를 많이 사용하고 렌즈도 여러 개가 사용되는 등 복잡한 광학계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고급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단초점 굴절망원경은 초점거리가 짧아지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성능이 좋지 않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단초점 굴절망원경은 동일한 구경의 다른 형식의 망원경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몇 배나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실력있는 아마추어 천체사진가들로부터 많은 각광을 받고 있으며, 역시 천체사진촬영에 있어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종이 없다고 할 수 있다.

3. 장초점 반사망원경

F수 6 이상의 뉴튼식 적도의 망원경과 돕소니언 망원경 등이 이에 해당되고 카세그레인식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장초점을 가지는 뉴튼식의 경우에는 구경 대 가격비가 저렴하며 아마추어들 사이에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기종이며, 돕소니언 망원경은 최소의 부품을 사용하여 제작되는 기종으로 가격이 가장 저렴하고 안시관측을 위해 특화된 기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뉴튼식 망원경보다도 더 큰 구경과 긴 초점거리를 가진다. 카세그레인식은 반사망원경 중에서는 비교적 고가라 할 수 있으며 주로 10인치 이상의 대구경 망원경에 주로 사용된다. 광학설계상 짧은 경통길이에도 불구하고 초점길이가 매우 길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안시관측용으로만 사용되며 사진촬영용으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사용되지 않는 편이다.

4. 단초점 반사망원경

F수 6 이하의 반사망원경으로 대부분 뉴튼식을 채용하고 있다. 넓은 시야와 밝은 상을 얻기가 쉽기 때문에 주로 어두운 Deep Sky를 관측하는데 사용된다. 특히 F수가 4인 망원경도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정밀하게 제작한 반사경을 사용한 고급 기종의 경우에는 천체사진용으로도 일부 사용되고 있다. 단 굴절망원경에 비해 콘트라스트가 좀 떨어지고 상이 안정적이지 못한 단점이 있으며, F수가 지나치게 작을 경우 반사망원경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광축의 어긋남이 쉽게 발생하는 등 관리에 다소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천체망원경에 관심이 있고 구입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다음을 생각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초점거리와 구경비(F수)는 망원경의 특징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치이며, F수는 망원경의 초점거리를 구경으로 나눈 값이다.

천체망원경의 배율은 접안렌즈를 교체해서 변경하며, 망원경의 초점거리를 접안렌즈의 초점거리로 나눈 값이 배율이 된다.

초점거리가 긴, F수가 큰 망원경은 고배율을 얻기가 쉬우나 고배율에서는 상의 밝기가 떨어진다. 반면 초점거리가 짧은, F수가 작은 망원경은 배율을 높이기는 힘들지만 넓은 시야와 밝은 상을 얻을 수 있다.

망원경의 F수가 클수록 여러가지 수차가 사라져서 더 선명하고 깨끗한 상을 얻을 수 있다.

F수가 작은 망원경은 제작하기가 어렵고, 수차를 없애기 위해선 고급소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진다.

F수가 작은 망원경은 상이 밝아 천체사진에 적합하며, 직초점 촬영의 경우 같은 F수의 망원경은 상의 밝기가 같다고 할 수 있다.

망원경의 형식과 F수에 따라 망원경의 특성이 달라지며 그에 따라 망원경에 적합한 관측대상이나 용도도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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