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큰 이벤트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12월 15일에 일어나는 쌍둥이자리 유성우입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불립니다. 유성우는 다수의 유성(流星, 별똥별)이 떨어져 비처럼 보이는 천문현상을 뜻합니다. 이처럼 많은 별똥별이 떨어지는 이유는 혜성이나 소행성이 궤도상에 남긴 잔해군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일시에 많은 유성체가 지구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성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사자자리 유성우가 시간당 1000~2000개의 유성이 떨어져 정말 비처럼 쏟아지는 장관을 이루었지만, 사실 사자자리 유성우는 시간당 30개 이하로 유성이 떨어지는 작은 유성우입니다. 올해 11월 18일도 사자자리 유성우 극대기 기간이었지만, 떨어진 별똥별은 시간당 15개로 적었습니다. 사자자리 유성우를 비롯한 유성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한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만들어내는 모(母)천체는 "3200 파에톤(Phaethon)”이라고 명명된 소행성입니다. 모천체가 혜성이 아니라 소행성인 특이한 유성우로 꼽힙니다. 모천체가 소행성이라 잔해군의 입자도 굵은 것들이 많아 별똥별 하나하나가 밝고 화려하게 보입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3대 유성우답게 매년 꾸준히 ZHR(Zenith Hourly Rate, 사람의 눈으로 시간당 관측되는 유성의 수, 최적의 조건을 가정하여 유추하기 때문에 실제 보이는 유성의 수는 대부분 이보다 적습니다.)이 100 이상을 유지합니다. 올해 쌍둥이자리 유성우 극대기의 ZHR은 150입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시간당 150여개의 별똥별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악재가 조금 있습니다. 바로 달입니다. 이번 유성우기간은 음력 19일로 달이 보름달에 가까운 하현달입니다. 달이 워낙 밝기 때문에 많은 별똥별이 달빛에 가려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별똥별자체가 밝고 화려한 쌍둥이자리 유성우이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12월 26일에는 일식이 있습니다. 이번 일식은 사우디아라비아 반도에서 인도 남부, 말레이시아 제도를 지나 태평양쪽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으로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식은 개기일식이 아닌 금환일식입니다. 달과 태양은 우리에게 보이는 크기가 비슷합니다. 시직경으로 표시하면 0.5도 정도 됩니다. 둘의 보이는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개기일식때에는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에게 보이는 달의 크기는 조금씩 변합니다. 달이 지구를 타원궤도로 공전하기 때문입니다. 달은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울 때에는 36만Km정도 되지만, 멀 때에는 40만Km 이상 멀어집니다. 당연하게도 가까울 때에는 우리에게 크게 보이고, 멀 때에는 작게 보입니다. 태양의 크기는 일정합니다.(물론 지구도 타원궤도로 공전하기 때문에 태양과 가까울 때와 멀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무려 500만Km정도 됩니다. 하지만 태양과 지구사이의 평균거리가 1억5천만Km이기 때문에 태양의 크기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가까울 때의 크게 보이는 달이 태양을 가리면 개기일식이 되지만, 달이 멀리 있어 작게 보일 때 일식이 일어나게 되면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지 못하고 가장자리가 마치 고리처럼 남게 되는 금환일식이 됩니다.
위에 설명드렸듯이 우리나라에서는 부분일식으로 관측됩니다. 서울 기준으로 태양 면적의 최대 13.8%(최대식분 0.245)가 가려집니다. 태양을 관측할 때에는 절대 맨눈으로 관측하여서는 안됩니다. 강한 태양빛에 눈이 상할 수 있습니다. 태양을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태양안경 등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태양필터가 장착되지 않은 천체망원경은 눈이 실명할 수도 있으니 태양을 관측할 때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하늘에 있는 천체들은 그 크기나 떨어져 있는 거리 등을 길이단위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하늘의 천체의 크기나 거리 등을 표현할 때에는 각도 단위로 표시합니다. 이렇게 각도 단위로 눈으로 보이는 천체의 크기를 표시한 것을 시직경이라고 합니다.
시직경에서 사용하는 각의 단위는 도(°)분(′)초(″)를 씁니다. 원 한바퀴를 360으로 나눈 단위가 “도”이고 1도를 60으로 나눈 단위가 “분”, 역시 1분을 60으로 나눈 단위가 “초”가 됩니다. 즉 1도는 3600초가 됩니다.
위에도 설명드렸듯이 달과 태양의 시직경은 0.5도 정도 됩니다. 이를 분단위로 나타내면 30분입니다. 우리가 보았을 때 달과 태양은 1도도 안되는 각도의 시직경을 갖습니다.
팔을 쭉 뻗은 상태에서 새끼손가락을 들어 태양이나 달에 대보시기 바랍니다. 새끼손가락 너비로 태양이나 달이 쏙 가려집니다. 이 새끼손가락 정도의 너비가 시직경으로 1도 정도 됩니다.
손을 이용해 하늘의 각도를 재는 방법은 다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천체들의 시직경은 매우 작습니다. 하늘에서 꽤 크게 보이는 달과 태양은 0.5도 밖에 안되고 눈에 보이는 가장 큰 천체인 안드로메다 은하도 약 3도의 시직경을 갖습니다. 이런 작은 시직경을 갖는 천체를 크고 밝게 해주는 역할을 천체망원경이 합니다.
천체망원경은 중요한 수치로 구경과 배율이 있습니다. 구경은 대물렌즈 또는 반사경(밑에서는 대물렌즈로 통일하겠습니다.)의 지름을 나타냅니다. 천체망원경에는 “D”로 수치와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천체망원경은 대물렌즈를 통해 빛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받아들인 빛을 모아 우리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따라서 받아들인 빛이 많으면 많을수록 대상은 더 밝게 보여지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물렌즈의 구경이 크면 클수록 받아들이는 빛의 양은 더 많아집니다. 따라서 구경이 큰 천체망원경은 구경이 작은 천체망원경에 비해 대상을 더 밝게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번 설명드렸지만 이러한 빛을 모으는 천체망원경의 능력을 집광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집광력은 대물렌즈의 지름이 아닌 대물렌즈의 면적에 비례합니다. 즉 구경이 2배 차이나는 천체망원경의 집광력은 2배가 아닌 4배가 됩니다. 구경 100mm 천체망원경을 기준으로 구경 200mm 천체망원경은 집광력이 4배, 구경 300mm 천체망원경은 구경 100mm 천체망원경에 비해 집광력이 9배가 됩니다.
배율은 시직경을 갖는 천체를 얼마나 크게 볼 수 있는가 하는 수치입니다. 시직경이 0에 가까운 별들은 배율을 아무리 높여도 0에 가깝습니다. (0에 어떠한 수를 곱해도 그 값이 0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별을 관측할 때에는 배율이 의미가 없습니다. 단지 천체망원경의 구경에 의해 더 밝게 보이고, 어둡게 보이는 차이만이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달과 행성, 성운, 성단, 은하와 같이 시직경을 갖고 있는 천체들은 배율이 중요합니다.
우리 눈은 약 160도 정도의 시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는 160도의 하늘에서 0.5도의 달이 작게 보이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1도의 하늘만을 볼 수 있다면 달은 시야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보일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천체망원경은 볼 수 있는 시야를 좁혀 대상을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천체망원경의 시야, 즉 배율은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에 의해 결정됩니다. 초점거리는 빛을 받아들이는 대물렌즈 또는 반사경부터 굴절, 반사된 빛이 모이는 초점까지의 거리를 뜻합니다. 초점거리는 길면 길수록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집니다. 즉 배율이 높아집니다.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는 “F”로 표시됩니다. D=250, F=1000으로 표시된 천체망원경은 구경 250mm, 초점거리 1,000mm를 뜻합니다. 안시관측을 할 때에는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와 장착되는 접안렌즈 초점거리로 배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에도 초점거리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배율을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를 접안렌즈의 초점거리로 나누면 됩니다. 초점거리 1,000mm의 천체망원경에 초점거리 10mm의 접안렌즈를 장착하면 1000/10으로 배율 100배가 됩니다. 20mm를 장착하면 배율 50배가 됩니다. 천체망원경을 바꾸지 않는 이상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는 고정되기 때문에 접안렌즈를 바꾸며 배율과 시야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의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고배율로 관측되게 됩니다.
이때 보이는 시야 역시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접안렌즈에는 “겉보기시야(A.F.O.V. 도단위로 표시됩니다.)”라는 것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접안렌즈를 천체망원경에 장착하지 않고 접안렌즈로만 보았을 때의 시야입니다. 이 겉보기시야를 이용해 천체망원경에 장착했을 때의 시야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실시야”라고 합니다. 실시야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접안렌즈의 겉보기시야를 배율로 나누면 실시야가 됩니다. 50도의 겉보기시야를 갖는 초점거리 20mm 접안렌즈를 초점거리 1,000mm의 천체망원경에 장착한다면, 배율은 50배가 되고 실시야는 50도/50으로 1도가 됩니다. 즉 위와 같이 장착하면 천체망원경은 1도의 시야를 우리에게 보여주게 됩니다. 겉보기시야가 넓은 접안렌즈는 보기 편합니다. 위의 초점거리 20mm의 접안렌즈의 겉보기시야가 100도라고 한다면 1,000mm 천체망원경에 장착하였을 때 배율은 50배로 같지만 시야는 100도/50으로 2도가 됩니다. 같은 배율로 2배, 면적으로는 4배 더 넓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넓은 겉보기시야는 고배율로 관측할 때 진가가 발휘됩니다. 좁은 겉보기시야를 갖는 고배율 접안렌즈는 실시야가 너무 좁아 대상이 시야 밖으로 쉽게 벗어나지만, 넓은 겉보기시야의 고배율 접안렌즈는 실시야도 넓어서 대상을 보기 훨씬 쉽습니다.
접안렌즈를 구입하실 때에는 초점거리 뿐 아니라 겉보기시야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겉보기시야가 넓은 접안렌즈일수록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쌉니다.
접안렌즈를 사용하지 않고 바로 카메라나 CCD를 천체망원경에 장착하여 사진을 찍을 경우에는 오로지 천체망원경의 초점거리만이 촬영되는 시야를 결정합니다.(물론 CCD센서 크기도 영향을 줍니다. 이는 일반 사진촬영과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내용은 천체사진촬영에 대해 설명할 때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12월 11일에는 금성과 토성이 가깝게 접근합니다. 일몰 직후 남서쪽 하늘을 보시면 밝게 빛나는 금성 옆에 조금 희미한 토성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근처에 이제는 왜소행성으로 분류되는 명왕성도 있지만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사실 천체망원경으로도 보기 힘듭니다.) 11일 전까지는 토성이 금성보다 더 높게 떠 있지만 12일 부터는 금성 밑으로 고도가 낮아지고, 토성은 점점 보기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금성은 동방최대이각을 향해가는 중으로 점점 고도가 높아져 더 잘 보이게 됩니다.
12월이되면 저희는 한해동안 사업했던 것들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면서, 내년 사업들을 시작하기위한 준비들을 진행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이 됩니다. 늘 정신차려보면 해가 바뀌어 있곤 하죠^^;;
올해는 이달의 밤하늘을 쓰려고 앉아있다보니까 그나마 차분하게 앉아서 정리를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네요.
내년에는 혜성이나 개기일식처럼 큰 천문현상도 없고, 탐사선이 어디 도착하거나 하는 우주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벤트들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진행되고 있을겁니다. 어디선가 달에 가기위한 탐사선을 열심히 개발하고 있을 것이고, 화성으로 갈 로켓들을 실험하고 있을것이고,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관측도 계속 되고 있을거에요. 다만 우리는 그 결과들을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혹시 모르죠, 약 500년 전에 터졌던베텔게우스가 이제 보일 수도 있고, 물론 가능성이 더 낮지만... 미처 관측되지 않았던 혜성이 나타날 수도있고.... 기대를 갖고 기다려봅니다^^
다음주는 이달의 관측대상에 대해 포스팅 할 예정이고
그 다음주에는 2020년에 일어날 천문현상들에 대해서 포스팅을 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도 이달의 밤하늘은 계속 될 겁니다. 밤하늘에 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하게 많거든요.
이제 본격적으로 추워지겠죠? 건강 유의하시고, 조금 이르지만...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