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또 한달이 지났습니다. 이달의 밤하늘을 쓰면서부터는 한달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는지, 월급날보다 더 빨리 돌아오는 기분입니다.
지지난주 주제였던 칠월 칠석과 절기에 관한 포스팅은 무려 조회수 12만이라는 역대급 조회수가 나온 글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이달의 밤하늘은… ㅜㅠ조회수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 그 글에서 다룬 내용대로, 절기 자체는 태양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계절을 정확하게 반영합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 처서였던 오늘은 밤이 되니 제법 가을 느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슬슬 목성과 토성을 떠나 보낼 때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얘들 둘이 붙어 다니기 시작해서 볼 것이 많다가 확~ 없다가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안녕, 즐거웠어~ 이제 전국의 시민천문대는 달 없는 날 무엇을 보여드려야할꼬…)
시작해봅니다.
9월 13일은 추석입니다만 실제 보름은 14일입니다. 이번 추석달은 올해 보이는 보름달 중 가장 작게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9월 1일은 그믐을 막 지난 시기입니다. 은하수를 보고싶으시다면 9월, 이번 달이 제대로 된 은하수관측을 위한 올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해가 지고 천체관측이 가능해지는 박명시간이 지나면(이번달에 다룰 기초 개념입니다.) 이미 은하수는 약간 남중을 넘어서 있습니다. 이달 하순으로 가면 늦은 감이 있겠네요.
내행성과 화성은 모두 태양 저편에 있는 관계로 모두 관측하기가 매우 어려운 위치입니다. 반면 외행성인 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은 관측하기 모두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이번달은 목성과 토성을 그냥 보내기 아쉬우니, 지난번 목성 관측에서 알아보지 못했던 것들을 조금 추가해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Astronomy Lab 2라는 간단한 천문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입니다. 다운로드는 https://ericbt.com/astronomylab2 이곳을 방문하시면 됩니다.
천문학, 특히 행성에 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목성의 위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간단한 소프트웨어가 과연 얼마나 제대로일까 싶지만 미국의 아마추어 천문잡지인 Sky and Telescope와 비교해보면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대로 갈릴레오는 망원경을 통해 목성을 관측했고, 그 목성에 위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는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믿어왔던 사실이 관측이라는 경험적인 방법을 통해 깨진 명백한 사례가 되었습니다. 이 위성들은 궤도를 도는 순서로, 이오-에우로파-가니메데-카리스토의 순서이며 이름의 유래는 목성에 해당되는 제우스의 애인(?) 이름이라고 합니다.(요즘엔 에우로파보고 유로파라고 하던데, 전 입에 붙어서… 세상에 어떻게 요오드가 아이오딘인지…)
위 두 그림을 보면 궤도가 서로 대칭으로 되어있는데, 왼쪽의 Astronomy Lab 2는 친절하게도 관측하게 되면 상하좌우가 반전되어 보이는 망원경의 특성에 맞춰서 그래프를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Sky and Telescope의 경우에는 실제 방향과 동일하게 제공합니다.
이 4대 위성의 지름은 사실 엄청나게 커서, 가장 큰 가니메데의 지름이 약 5,262km이며 가장 작은 에우로파가 3,122km 입니다. 이는 명왕성(2,377km)보다 크며 우리 지구의 달(3,474km)과 비슷하거나 큽니다. 그러다 보니 30mm 쌍안경만 해도 이 위성들을 전부 관측이 가능합니다. 4대위성이 주는 가장 큰 관측의 즐거움은 식(食, Eclipse) 현상입니다. 목성의 본체로 4대 위성이 들어가거나 나올 때가 특히 드라마틱한데, 아래 동영상은 매우 활발한 유럽의 아마추어 천문 유튜버가 올린 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NZbU21iv4
아래 사진은 허블망원경으로 촬영된 매우 희귀한 현상으로, 3개의 위성이 동시에 식을 만드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관측을 해보면 위성이 목성에 붙거나 떨어지는 순간이 매우 드라마틱 합니다. 이걸 글로만 이야기해 드리려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직접 봐야할 현상 중 하나입니다!
관측은 위 소프트웨어를 통해 길일을 정하시고, 목성을 1시간 이상 주구장창 들여다보면 누구나 관측 가능합니다. 이미지에 대한 원본 설명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www.wired.com/2015/02/infoporn-jupiter-eclipse/
아래는 언젠가 한번 말씀드렸던, https://skycalendar.com 라는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짜 집어 본 목성의 이미지입니다. 목성은 표면에서 발생하는 폭풍으로 인해 다양한 무늬를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초기 천문학자들은 지구뿐 아니라 다른 행성도 자전한다는 사실을 목성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 토성의 경우 행성 표면에 특징지을 만한 무늬가 없기 때문에 2017년 임무를 종료한 카시니 탐사선의 자료를 받기 전에는 자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목성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대적점(대적반)입니다. 아래 이미지 좌측에서 우측으로, 1시간 간격으로 캡쳐를 해서 나열한 것으로, 상하좌우가 반전된 시뮬레이션입니다. 대략 100만원 정도 하는 망원경이라면 굴절이건 반사 건 모두 관측이 가능한 대상이 바로 대적점입니다. 올해 목성이 떠나기 전에 한번 더 관측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에 목성에 관한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9월의 밤하늘 지도입니다.
이번달부터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매달 15일 저녁 9시를 기준으로 원형성도를 올립니다.
이달의 천체관측 기초 개념 “몇시부터가 밤?’
만약 지구의 자전축이 지금처럼 기울어지지 않았다면, 일단 계절이 생기지 않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좀 다른 것이므로 그 원리는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또한 지구의 위도에 따라 밤의 길이가 결정됩니다. 이렇게 동일한 365일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이러다 보면 극지방은 엄청 추워지고, 적도지방은 더워지는데 그 열평형을 위한 흐름이 매우 단순해질 것입니다.
반면 지금처럼 자전축이 기울어지면 계절이 생깁니다. 북반구의 경우 낮이 길어질 때는 여름이 되고 짧아지면 겨울이 됩니다. 남반구는 물론 반대가 되지요. 덕분에 덥고 추운 지역이 1년을 주기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열평형을 위한 복잡한 공기와 해류의 흐름이 나타나며 지구에 골고루 열이 나눠지고 비도 오는 등 생명이 살아가기 좋은 지역이 생기게 됩니다.
1년을 주기로 변화되는 낮의 길이는 하지와 동지를 만들며, 그 중간에 추분과 춘분이 생기게 됩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이 밤과 낮의 길이입니다. 별을 봐야하는 사람으로서 언제 별이 보이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낮에서 밤으로 바뀌는 시간은 별의 밝기를 측정하는 측광광측에 있어서는 그날 밤 관측할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중요한 시간이며, 다시 해가 뜨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온도로 인한 공기 밀도변화로 발생하는 별빛의 굴절율 등으로 인해 변화되는 초점도 고려해야 하는 등 밤낮의 변화는 천체관측에 당연히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그럼 언제부터가 밤일까요?
사실 달 같이 대기가 없는 곳이라면 태양이 떠있어도 별이 보입니다. 따라서 낮이라는 현상은 대기가 태양빛을 흐트러트려서 만든 대기와 태양의 합작품입니다. 덕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도 하늘은 어느 정도 밝을 수 있습니다. 결국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서도 더 시간이 더 지나야 완전히 밤이 되는 것입니다.
위 사진처럼 대기는 태양빛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사진상으로 좌측 방향으로 태양이 이미 지구 뒤편으로 넘어갔을 것이지만 대기로 인해 지평선이 밝게 물든 모습이 잘 보입니다.
위 사진은 밤과 낮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기에 예제로 보여드리는데 기술적으로 밤과 낮의 영역을 저렇게 한장으로 찍을 수 가 없으니 합성은 분명합니다. (현재 저 출처는 연결이 되지는 않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 얼마 동안 주위가 희미하게 밝은 상태”를 박명이고 정의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지평선으로부터의 태양 각도에 따라 박명(薄明, Twilight)의 종류가 결정됩니다. 우선 아래의 그림을 살펴볼까요?
지평선을 중심으로 태양의 각도에 따른 낮과 밤 그리고 박명시간이 나타나 있습니다. 태양이 지평선과 동일하게 0도에 있더라도 대기를 타고 빛이 올라오기 때문에 태양의 고도각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밤의 범위가 결정됩니다.
위 그림은 아침을 맞이하는 순서를 보여줍니다. 우선 Civil, Nautical, Astronomical의 순서인데요, 우리말로는 시민, 항해, 천문박명이 됩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박명은 위와 같이 세부적으로 분류되며 그중 천문박명은 가장 깊은 어둠의 영역을 맡고(?) 있습니다. 다만 도심에서는 광해로 인해 완전히 깜깜한 밤을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늘 밤하늘이 밝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로 인해 어두운 성운/성단은 고사하고 4등급 이하의 별도 볼 수 없을 지경이지요. 한국에서 관측할 경우라면 한국천문연구원에서도 자료를 얻을 수 있고 웹에서 쉽게 일출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지만, 해외에서 관측할 경우에는 좀 난감합니다. 이럴 때 저는 아래의 앱을 즐겨서 사용합니다.
이 앱은 일출몰시를 천문/항해/시민박명 시까지 정확하게 알려줄 뿐더러 태양, 달의 시간별 고도를 AR로 보여주는 기능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천체사진을 찍을 때 특히 일월식이나 일주사진 등을 촬영할 때 천체의 움직임을 현지에서 예측하기 매우 좋은 앱입니다.
위와 같이 태양과 달의 출몰시각, 태양 남중시각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Free 버전만 해도 이 정보가 제공되며 유사한 앱들도 있으니 마음에 드는 것을 설치하시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천체관측, 촬영에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별을 보는 사람으로, 하늘을 보고 가장 심장이 놀라는 때가 그해 첫 오리온을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8월 중순 해뜨기 직전이 되면 오리온자리가 동쪽하늘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전 그때 ‘아... 올해도 다 갔구나.’ 하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또 반대로, 오리온자리가 서편에 지는 모습을 보면 이제 곧 벚꽃이 피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뭐... 저는 그렇습니다.) 이번 달 밤하늘 풍경은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그렇다고 오리온자리로 정한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추석 보름달로 한 것도 아니고, “사자자리와 그믐달”이 참 멋지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보이길래 그것으로 정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9월 25, 26, 27일 새벽 해뜨기 직전 사자자리와 함께 동쪽에서 보이는 그믐달입니다. 눈썹 같은 달의 모습은 언제나 인상적이기 마련인데요, 심지어 가을에 사자자리가 보이다니… 올해 다 갔습니다. ㅜㅠ…
이번 달에는 딥스카이는 빼고, 지난번에도 한번 다뤘던 목성을 한번 더 다뤄봤습니다. 아직은 저녁이면 밝게 빛나는 목성과 토성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밤이 되면 외로운 밤하늘인 가을하늘이 깊어지면서 가을 별자리들이 어둡게 빛납니다.
정말 가을인 10월 밤하늘에는 가을 밤하늘의 주인공인 ‘은하(Galaxy)’를 다뤄볼까 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수-금-화-목-토’만 보겠습니까? 이제 천왕성과 해왕성 관측도 다뤄볼까 합니다.
다행히 앞으로도 다룰 우주에 대한 주제는 한없이 많이 밀려 있기에 (물론 일들도 끝없이 밀려오고 있지만…) 늘 무엇을 쓸지 고민되지만, 여러분의 구독하기는 언제나 힘이 됩니다. (굽실굽실…)
스페이스타임즈가 더 좋은 포스트를 힘내서 쏟아내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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